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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로보택시 ‘과장 논란’…머스크 주장과 달리 오스틴 운행 차량 5대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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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로보택시 ‘과장 논란’…머스크 주장과 달리 오스틴 운행 차량 5대 안팎

테슬라 로보택시.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로보택시. 사진=테슬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대대적으로 홍보해온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로보택시 사업이 실제로는 극히 제한적인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테슬라 로보택시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역설계해 운행 데이터를 추적한 결과 오스틴 지역에서 동시에 운행 중인 로보택시 차량은 많아야 5대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A&M대에 재학 중인 공대생 이선 맥캐나는 테슬라 로보택시 앱의 내부 구조를 분석해 서비스 가능 여부와 대기 시간을 자동으로 수집하는 추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오스틴 내 10여 개 지점에서 5분 간격으로 호출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맥캐나의 분석 결과 테슬라는 로보택시 네트워크에 총 32대의 모델Y 차량을 등록해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머스크 CEO가 지난달 “차량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고 밝힌 주장과 수치상으로는 부합하지만 실제 운행 상황은 크게 달랐다.

최근 일주일간 수집된 데이터를 보면 오스틴 로보택시 서비스는 약 60%의 시간 동안 이용 불가 상태였고 이용 가능하더라도 동시에 운행되는 차량은 1~5대 수준에 그쳤다. 서비스 불가 사유로는 ‘수요 과다’라는 안내 문구가 자주 표시됐지만 실상은 차량 공급 자체가 거의 없는 상태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맥캐나는 “차량 수가 늘었다는 것이 실제로 도로에 나와 운행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같은 차량이 반복 배차되는 점과 대기 시간의 불규칙한 변동을 볼 때 대부분의 시간에는 극소수 차량만 운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로보택시 사업에서 ‘보여주기식 확대’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지난 6월 안전요원이 동승하는 시범 서비스로 로보택시를 처음 선보였고 9월에는 ‘전면 개방’을 선언했으며 11월에는 차량 수를 두 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하루에 몇 차례의 호출만 가능한 수준에 불과해 일반적인 차량 호출 서비스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렉트렉은 “차량 30여 대를 확보해 놓고 실제 운행은 3~6대에 그친다면 ‘전면 개방’이라는 표현은 과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일렉트렉은 또 머스크가 연내 오스틴 로보택시 차량을 500대까지 확대하고 미국 인구의 절반을 커버하겠다고 공언해온 점을 거론하며 “현실과 괴리가 지나치게 크다”고 비판했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테슬라는 오스틴에서 안전요원 제거를 추진하고 있지만 캘리포니아주 차량국(DMV)으로부터 무인 자율주행 시험 허가를 아직 받지 못한 상태다. 일렉트렉은 “사람보다 사고율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안전요원을 제거하는 것은 도로 이용자 전체의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