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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결산⑩] 붐비는 공항, 얇아진 수익…고환율·공급 과잉에 흔들린 항공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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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결산⑩] 붐비는 공항, 얇아진 수익…고환율·공급 과잉에 흔들린 항공 산업

수요 회복에도 고환율·공급 과잉에 수익성 후퇴
LCC 출혈 경쟁 속 항공사 양극화 심화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시장 재편 분수령
올  한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1870만  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외형적  회복과  달리  항공사들의 실적은  고환율과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무는  2025년을의 묵은 먼지를 털어내보내고  희망과 함께  힘차게  비상하는 2026년  병오년을  기약해  본다. 지난 18일 인천공항 아시아나항공 제2격납고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올 한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1870만 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외형적 회복과 달리 항공사들의 실적은 고환율과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무는 2025년을의 묵은 먼지를 털어내보내고 희망과 함께 힘차게 비상하는 2026년 병오년을 기약해 본다. 지난 18일 인천공항 아시아나항공 제2격납고 모습. 사진=뉴시스
2025년 인천국제공항은 연중 성수기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붐볐다. 국제선 여객 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일본·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항공권 예약률도 빠르게 회복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형적 회복과 달리 항공사들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줄어드는 '외형 성장, 수익성 후퇴' 구조가 고착화되며 2025년 항공 산업은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한 해로 기록된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항공업계를 짓누른 가장 큰 부담은 고환율과 고비용 구조였다. 원·달러 환율이 연중 고점을 이어가며 항공유, 항공기 리스료, 정비·보험료 등 달러 기반 비용 부담이 급증했다. 여기에 유가 변동성과 화물 수요 둔화, 노선 경쟁 심화에 따른 운임 하락까지 겹치며 대형 항공사들 역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객 수요 회복 속도보다 비용 증가 폭이 더 가팔라 실적 부담이 확대됐고 항공업 전반의 실적 눈높이도 낮아졌다.

수익성 악화의 배경에는 구조적 공급 과잉 문제도 자리 잡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무엇보다도 공급-수요 불균형이 큰 요인 중 하나"라며 "팬데믹 이후 여객 수요는 빠르게 회복했지만 항공사들은 팬데믹 이전 공급 수준을 그대로 되살리거나 오히려 더 많은 항공기를 운용하며 공급이 과도하게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 교수는 "특히 단거리와 국제 단거리 루트에서 공급이 과잉, 실제 수요 증가 속도보다 빠르게 복귀했다는 보고가 있다"며 "이는 탑승률을 낮추고 항공사들의 단위당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압력으로 작용하며 비용 구조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타격은 더 컸다. 엔데믹 이후 일본·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증편에 나섰지만 고환율 여파로 여행 수요가 둔화되자 할인 경쟁이 심화되며 공급 과잉 국면에 빠졌다. 황 교수는 "항공사는 대표적인 고정비 산업"이라며 "여객 수요가 회복돼도 고환율로 인한 비용 부담이 존재하면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황 교수는 "팬데믹 이후 LCC·신규 공급자의 확장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돼 낮은 운임 정책이 유지됐다"며 "이는 단순히 수요 회복만으로는 수익성 회복이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은 항공 시장 구조 변화를 예고하는 최대 변수로 꼽힌다. 황 교수는 "이전에는 공급 과잉과 경쟁 심화 문제가 존재했으나 통합 이후에는 전반적인 경쟁 강도가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즉, 필요한 노선 중복 최소화, 운항 효율화로 연결될 전망"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황 교수는 "통합 항공사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기재·정비 구매 협상력 강화, 중복 인프라 통합으로 운영 효율성을 높일 거라 예상된다"며 "다만 경쟁 완화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다만 이 부분은 LCC와의 경쟁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경우 달라질 수 있다"며 "예컨대 LCC가 경쟁을 유지하면서 대형항공사(FSC) 운임 상승 압력을 견제할 수 있으므로 전체적인 가격 구조는 단순히 상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