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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관세 으름장에도...삼성·SK하닉, 현지 공장 건설 확대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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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관세 으름장에도...삼성·SK하닉, 현지 공장 건설 확대는 '글쎄’

트럼프, 메모리 생산시설 건설 압박 불구…실제 건설 나설 가능성 낮아
생산여력 부재·현지기업 부담증가로 관세부과 정책 의문·우리기업외 선택지 없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당장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공장 건설이나 투자 확대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가 현실화되더라도 비용 부담이 미국 고객사로 전가될 수 있는 데다, 양사가 이미 국내 대규모 투자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미국내 반도체시설 투자 요구의 핵심은 메모리반도체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5조110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팹 건설을 진행중으로 올해 가동을 앞두고 있어서다.

트럼프 행정부는 TSMC를 비롯해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미국내 파운드리 건설을 얻어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메모리반도체 생산시설을 유치하는데에는 실패했다. 마이크론이 버지니아 공장에서 구형제품을 생산 중이지만 물량은 전체 판매량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이 반도체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메모리 반도체 생산 시설 유치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으름장에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당장 미국내 생산시설 건설이나 확장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 번째 이유는 양사 모두 투자여력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부문에 투자할 금액은 35조원 정도로 지난해 보다 1조원 늘어났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7조원 대비 대폭 늘어난 34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총 360조원을 투자하고 SK하이닉스는 2050년까지 600조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추진하면서 미국에 신규시설을 건립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두 번째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 관세 부과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반도체분야에 대한 관세부과 의사를 시사해왔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행은 하지 않고 있다.

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생산된 AI 반도체 제품이 중국으로 수출될 경우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명령문에 서명했지만 목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아닌 중국이다. 업계관계자는 "반도체관세가 부과될 경우 제품 가격상승을 피하기 어렵다"면서 "부품 가격 상승은 고객사인 미국기업들의 부담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지막 이유는 미국기업들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외 선택지가 없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매출 기준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쳐 65.8%인 반면 마이크론은 25.7% 수준이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등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제품 성능이 마이크론보다 앞서면서 고객사들의 선택이 이어지고 있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공급부족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관세로 마이크론 제품만 가격이 저렴해져도 미국 빅테크기업들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마이크론의 아이다호 팹이 본격 가동되는 2027년이 되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미국은 아이다호 팹 가동으로 자국 내 D램 생산시설을 보유하게 된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