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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오일 쇼크] 산업계 고통 현실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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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오일 쇼크] 산업계 고통 현실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

정유·화학·항공·해운 비용 부담 확대
에너지 가격 상승 민생 물가 압박 전이
미국 텍사스주 윙크 인근 퍼미안 분지의 유전에서 펌프잭이 원유를 채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 윙크 인근 퍼미안 분지의 유전에서 펌프잭이 원유를 채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원유뿐 아니라 원자잿값이 너무 올라 생산도 문제이고, 이를 가공해 수출하기도 겁이 납니다. 이 같은 오일 쇼크 상황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워요." 국내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가 최근 에너지 위기가 피부로 느낄 정도로 현실화됐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폭격 개시 이후 한 달이 가까워지면서 국내 산업계가 이젠 위기가 아니라 오일 쇼크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중동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 원유 의존 구조가 국내 산업과 민생의 구조적 취약성을 다시 드러내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정유·석유화학·항공·해운 등 에너지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원가 상승을 넘어 공급망 불안과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흐름이다. 특히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비용 예측 가능성도 낮아지는 모습이다.

국제유가는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0일 기준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106.41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8.32달러로 마감했다.
여기에 주말 사이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최후통첩에 나선 가운데 이란이 봉쇄 강행을 예고하자 유가는 다시 요동치는 모습이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14.35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111달러대로 떨어졌고, WTI 역시 101.50달러까지 오른 뒤 98달러대로 조정됐다.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단기 가격 급등락이 반복되는 흐름이다.

정유업계는 유가 상승이 정제 마진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가격 변동성이 커질수록 재고 부담과 수요 위축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는 구조다. 유가 급등 국면에서는 소비 위축이 뒤따르며 실적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석유화학업계는 나프타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에틸렌 등 기초유분 생산 차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원료 가격과 공급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되는 구조다.

항공업계는 유류비 부담이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수요 위축 가능성도 동시에 안고 있다.

해운업계 역시 연료비 상승이 운임에 반영되며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수출입 기업의 부담을 키우며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요인이다.
정부와 정유업계는 원유 공급망 다변화와 수요 억제를 포함한 ‘플랜B’ 가동에 나섰다. UAE산 원유 긴급 도입과 함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재개 가능성까지 검토하며 대체 수급 확보가 추진되고 있다. 동시에 정유사 수출 물량 조정과 차량 5부제 등 수요 관리 방안도 논의되며 내수 공급 안정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습이다. 다만 나프타 등 일부 원료 수급 불안이 이어지며 산업 현장의 긴장감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차원의 위기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사태가 과거 오일 쇼크 수준의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회원국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핵심은 구조적 취약성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에너지 수입 구조는 여전히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아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 시 가격과 공급이 동시에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영향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제조업 생산비는 약 0.7% 증가한다. 특히 에너지 의존 산업일수록 부담이 크게 확대되는 구조다.

결국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이 연관 산업으로 전이되고, 물류비 상승이 소비재 가격에 반영되며 체감 물가를 끌어올리는 흐름이다.

주유소 가격 상승 역시 소비자 부담을 자극한다. 고유가 여파가 산업을 넘어 민생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수입처 다변화와 에너지 믹스 전환 없이는 동일한 충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최유경·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