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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부터 자동차까지…제품군별 커스터마이징 전략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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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부터 자동차까지…제품군별 커스터마이징 전략 ‘제각각’

성능 상향평준화 속 ‘내 취향’이 새 경쟁력…판매 차별화 수단으로 부상
레인지로버는 초고가 맞춤 제작, 삼성 비스포크는 모듈형 확장, 버즈는 체험형 마케팅
JLR코리아의 SV 비스포크 스튜디오에서 공개된 레인지로버 SV 블랙 모델. 사진=육동윤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JLR코리아의 SV 비스포크 스튜디오에서 공개된 레인지로버 SV 블랙 모델. 사진=육동윤 기자
제품 성능 경쟁이 상향평준화되면서 기업들이 개인 맞춤화(커스터마이징)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제품군별 가격대와 타깃층에 따라 커스터마이징 방식이 나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와 소형 전자 기기 시장에서도 소비자 개인 취향을 반영한 제품들이 등장하며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이미 보편화된 가전시장을 넘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획일적인 대량생산 제품에 선택 요소를 더해 가격 프리미엄과 마케팅 효과를 확보하려는 기업 전략과 ‘나만을 위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 욕구가 맞물린 결과다.

고가 자동차에서는 제작 전 과정에 고객 요구를 반영하는 ‘완전 맞춤형’ 사례가 등장했다. JLR코리아는 지난 2일 랜드로버 강남 전시장에 국내 최초 ‘최상위 라인업(SV) 비스포크 스튜디오’를 개관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레인지로버 SV 비스포크 대상 고객은 이 공간에서 외장 색상, 소재, 자수, 마감 등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스튜디오에는 60가지 컬러 칩과 가죽 원단 등이 비치됐으며 전담 디자인 전문가와 함께 색상·소재·디테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하는 방식이다.

단순한 옵션 선택 수준을 넘어 차량 자체를 완전 맞춤 상품으로 끌어올린 사례로, 개인화 경험을 극대화해 프리미엄 소비를 유도하고 대당 판매가격(ASP)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깔려 있다.

가전 분야에서는 일찍이 모듈형 커스터마이징 체계가 자리를 잡았다. 삼성전자는 앞서 2019년 6월부터 ‘프로젝트 프리즘’을 통해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하며 맞춤형 가전 시장을 열었다.

냉장고 도어 패널을 구매 시점에 선택하거나 추후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1도어·2도어·4도어 키친핏 등을 조합해 쓰는 모듈형 구조를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2021년에는 ‘비스포크 에어드레서’,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비스포크 큐브 에어’까지 패널 커스터마이징 제품군을 대폭 확장했다.
패널 교체로 추가 구매를 유도해 후속 매출을 확보하며 지속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비스포크가 단순 색상 마케팅을 넘어 주거 인테리어 변화에 따라 가전을 재소비하게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된 셈이다.

최근에는 소형 전자기기 영역에서도 커스터마이징을 접목한 마케팅이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16일 삼성스토어 강남에 ‘갤럭시 버즈 커스텀 랩’을 열고 소비자가 스티커와 파츠로 ‘갤럭시 버즈4 시리즈’를 직접 꾸미는 체험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020세대 중심의 ‘별다꾸(별걸 다 꾸민다)’ 트렌드를 겨냥한 해당 커스텀 랩은 체험형 콘텐츠로 제품 화제성을 높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확산을 이끌며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했다.

고가의 맞춤 제작이나 모듈 교체가 아니어도 브랜드 친밀도와 팬덤을 형성해 향후 자사 생태계 내 재구매를 유도하는 간접적 수익 구조를 확립했다는 평가다.

분화된 커스터마이징은 개인화 흐름과 소비 양극화가 맞물린 결과다. 기업들은 고가 제품의 초개인화로 단가를 높이고 소형 기기는 체험 요소로 수요를 확보하는 시장별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단가 상승과 수요 확보를 동시에 노린 제품군별 맞춤형 전략은 산업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