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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피지컬 AI'로 산업 판 바꾼다…차 넘어 공장·에너지까지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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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피지컬 AI'로 산업 판 바꾼다…차 넘어 공장·에너지까지 확장

세마포 무대서 드러난 미래 전략 전면화
로봇·AI·수소 결합…생산·에너지·데이터 통합 경쟁 본격화
CES 2026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올 뉴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CES 2026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올 뉴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 에너지 전환을 결합한 '피지컬 AI'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산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 제조를 넘어 공장과 에너지, 데이터 인프라를 하나로 묶는 방향으로 사업 축을 이동시키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14일 '2026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를 계기로 미래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며 기존 완성차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산업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피지컬 AI'다. 이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AI를 넘어 실제 물리 환경에서 작동하는 로봇과 생산 시스템을 의미한다. 공정 전반을 AI가 제어하고 로봇이 이를 수행하는 구조로, 기존 자동화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다. 생산 효율뿐 아니라 품질 관리 방식까지 바꾸는 기술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개념이 아닌 실행 단계로 끌어올리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제조 현장에 투입하고 중장기적으로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계획이 대표적이다. 단순 시범 적용이 아니라 양산 체계 구축까지 포함된 점에서 산업 전환 신호로 읽힌다.

정의선 회장은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는 모빌리티를 넘어서는 진화의 중심"이라며 "첨단 AI로 구동되는 협업 로봇과 인간을 연결해 이를 구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생산 현장에서 인간과 기계의 역할 분담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생산 전략도 동시에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이 세분화되는 흐름에 맞춰 지역별 생산 거점을 강화하고, 하이브리드 확대와 신흥 시장 생산기지 구축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단일 대량 생산에서 벗어나 시장별 맞춤 생산 체계로 이동하는 구조다.

이 같은 변화는 에너지 전략과도 맞물린다.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과 에너지 공급을 동시에 고려하는 구조가 필요해졌다. 현대차그룹이 수소를 핵심 축으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병행하는 전략을 통해 에너지 수요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는 글로벌 청정 에너지 전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에너지 수요 증가 속에서 중요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 전략 역시 같은 방향이다. 현대차그룹은 새만금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로봇 제조와 AI 데이터센터, 수소 생산, 재생에너지를 결합한 통합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생산과 에너지, 데이터 인프라를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로, 기존 제조업과는 다른 형태의 경쟁력을 구축하려는 시도다.

글로벌 경쟁 구도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완성차 기업 간 경쟁이 차량 성능을 넘어 생산 시스템, 에너지 확보, 데이터 처리 역량까지 포함하는 '시스템 경쟁'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기술 하나가 아니라 전체 구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합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날 세마포 행사에서 현대차그룹은 트랙 세션과 라운드테이블 등을 통해 이러한 전략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미래 모빌리티 세션에 참여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아우르는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과 에너지 전환 방향을 설명할 계획이다.

이는 기술 경쟁을 넘어 산업 전반을 연결하는 구조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생산과 에너지, 데이터가 결합되는 흐름 속에서 기업 간 격차도 빠르게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현대차그룹 전략의 핵심은 자동차 기업의 확장을 넘어 산업 자체의 작동 방식을 바꾸는 데 있다.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한 생산 혁신과 에너지 전환이 동시에 맞물리며 제조업의 경쟁 기준이 다시 쓰이고 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