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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절벽·투자 전쟁] 픽업·하이브리드가 번 돈…완성차 생존 가를 '세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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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절벽·투자 전쟁] 픽업·하이브리드가 번 돈…완성차 생존 가를 '세 조건'

고수익 차종으로 미래차 투자 재원 확보
기술동맹·생산 안정성 경쟁력 좌우
현대자동차그룹 북미 HMGMA 생산라인.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그룹 북미 HMGMA 생산라인. 사진=현대차그룹
완성차업계의 생존 경쟁이 판매량을 넘어 '투자를 버틸 체력'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관세와 원가, 가격 경쟁으로 이익은 줄지만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과 자율주행, 인공지능(AI) 투자는 멈출 수 없다. 현재 사업의 현금 창출력, 개발 시간을 단축할 기술동맹, 공장을 흔들림 없이 돌릴 생산 안정성이 미래차 시대의 승패를 가른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첫 번째 조건은 현금 창출력이다.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전환 속도를 조절하면서 하이브리드와 고수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트럭 판매를 늘려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포드는 2분기 전기차 부문 '포드 모델e'에서 9억1900만 달러 손실을 냈지만 트럭과 오프로드 차량, 하이브리드의 가격 결정력을 바탕으로 연간 조정 잉여현금흐름 전망을 60억~70억 달러로 높였다. GM도 2분기 자동차사업 조정 잉여현금흐름이 50억3300만 달러로 78% 늘자 연간 전망을 95억~115억 달러로 상향했다. 미래차가 돈을 벌기 전까지 기존 주력 차종이 연구개발비를 대는 구조다.

현대차·기아에는 하이브리드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현대차의 2분기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18.9%로 역대 최고였다. 기아의 하이브리드 판매는 17만8000대로 61% 늘었고, 미국 판매 비중은 29.6%까지 높아졌다. 고부가 차종은 평균판매가격과 차종 구성을 개선해 관세·인센티브 부담 속 수익성 방어막이 됐다.

확보한 현금은 다시 미래 기술로 향한다. 현대차는 올해 연구개발에 전년보다 21% 늘어난 7조4000억 원을 투입한다. 기아도 2026~2030년 투자액 49조 원 가운데 21조 원을 전동화와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에 배정했다. 현금 여력이 있는 업체는 독자 개발과 인수·합병, 외부 제휴를 병행할 수 있지만 자금이 부족하면 핵심 기술을 빌리거나 투자 일정을 늦춰야 한다.
두 번째 조건은 개발 속도다. SDV와 자율주행은 운영체제부터 반도체, 데이터, AI 모델까지 개발 범위가 넓어 한 회사가 독자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폭스바겐과 리비안의 합작사는 지난 3월 차세대 SDV 전자·소프트웨어 구조를 적용한 차량의 동계 성능시험을 마쳤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엔비디아와 차세대 운전자보조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KGM은 체리자동차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중·대형 SUV를 개발하며 SDV 전기·전자 아키텍처까지 협력을 넓혔다. 기술동맹은 비용과 시행착오를 줄이고 시장 투입 시기를 앞당기는 수단이 됐다.

마지막은 생산 안정성이다. 현대차는 2분기 부품 협력사 화재에 따른 공급 차질 등의 영향으로 국내 판매가 16.4% 감소했다. 고수익 차종을 제때 생산하지 못하면 현금 흐름이 약해지고 투자 계획도 흔들린다. 부품 공급 차질이나 노사 갈등이 길어지면 주문을 받아도 매출과 현금으로 바꾸지 못한다. 공장을 안정적으로 돌리는 능력은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하기 위한 전제인 셈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술 개발 속도와 투자 규모도 중요하지만 이를 지속시키는 원천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라면서 "전기차 전환 속도가 다소 늦더라도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차에서 충분한 현금을 확보한 기업이 미래차 투자를 지속할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글로벌 생산 물량 축소와 협력업체 경영 악화, 연구개발 투자 여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금 창출력은 미래 투자의 연료"라고 강조했다.


최유경·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