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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조선 임단협에 등장한 AI·로봇…‘고용보장’ 새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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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조선 임단협에 등장한 AI·로봇…‘고용보장’ 새 쟁점

완성차·조선업계 노조, AI·로봇 도입에 사전 협의 요구 확산
“투자 판단은 기업 몫…고용·근로조건 변화는 노사 협의해야”
지난 1월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대차그룹 부스에 전시된 로봇 아틀라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월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대차그룹 부스에 전시된 로봇 아틀라스. 사진=연합뉴스


산업계의 올해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신기술 도입에 따른 고용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이 AI와 로봇을 생산 현장에 본격 도입하자 노동조합도 고용 보장과 사전 협의를 요구하면서 임금과 성과급 중심이던 교섭 범위가 기술 도입에 따른 인력 운영 문제까지 넓어지는 양상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AI·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과 노동조건 보장을 새로 포함했다. 기아 노조 역시 신기술, 신기계 도입 시 노조와의 협의를 강화하고 총고용을 보장하는 내용의 단체협약 개정을 사측에 요구했다.

조선업계에서도 AI 도입이 노사 현안으로 부상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속한 조선업종노조연대는 회사가 AI 기술을 공정에 도입할 때 노조와 합의를 거쳐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단체교섭에서 AI·자동화·로봇 도입에 따른 일자리와 작업환경 변화를 논의할 공동협의체 구성에 합의했고, 올해 2월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첨단 기술이 교섭 변수로 부상한 배경에는 피지컬 AI 확산과 제도 변화가 맞물려 있다. 과거 제조업 자동화가 단순 반복 작업을 대신하거나 작업자의 육체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AI를 결합한 지능형 로봇이 인지적 판단과 비정형 작업까지 수행하며 사람의 업무를 직접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 투자가 고용 규모와 직무 배치, 노동조건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노조의 고용 보장 요구로 이어진 것이다.

노란봉투법 시행도 교섭 환경을 바꿨다.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 결정이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되면서, 신기술 도입으로 인력 감축이나 배치전환, 임금과 근로 시간 변화가 발생하면 이를 둘러싼 노사 교섭과 쟁의가 가능해졌다.

노사 교섭의 핵심은 고용안정을 위한 협의와 기업의 기술 투자 결정권 사이에서 적정선을 찾는 데 있다. 노조에 과도한 사전 합의권을 부여할 경우 설비투자와 기술 도입 의사결정이 지연될 우려가 크다. 글로벌 제조기업들이 첨단 기술을 앞세워 생산성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투자가 적기를 놓치면 개별 기업은 물론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마지현 파이터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술을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투자 판단은 기업이 하되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고용과 근로조건 변화에 대해서는 노사가 충분히 협의하는 것이 적정선”이라며 “기업은 신기술 도입 계획과 인력 운영 변화를 가능한 범위에서 공유하고 기존 근로자가 기술 변화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재교육과 직무 전환 교육, 전환 배치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