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1년 연비 목표 21.4→14.7㎞/ℓ로 낮춰
트럼프 행정부 “2050년까지 연료 1000억갤런 더 소비”
트럼프 행정부 “2050년까지 연료 1000억갤런 더 소비”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동차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자동차 제조사의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유도했던 이전 기준을 낮춰 신차 가격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지만 미국 정부 자체 추산으로도 향후 수십 년간 소비자의 연료비 부담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27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승용차와 트럭에 적용할 새로운 연비 기준을 승인했으며 미 교통부는 28일 이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2월 제안한 기준에 따르면 2031년 전체 차량의 평균 연비 목표는 갤런당 34.5마일(ℓ당 14.7㎞)로 낮아진다. 이전 바이든 행정부가 정했던 갤런당 50.4마일(ℓ당 21.4㎞)보다 약 32%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연비 기준이 신차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도 28일 새로운 기준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차량가격 930달러 낮아지지만 연료비 늘어
미 교통부는 연비 기준을 낮추면 자동차업체가 고효율 내연기관이나 전기차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부담이 줄면서 평균 신차 가격이 대당 930달러(약 127만원) 낮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차량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교통부 자체 추산에 따르면 완화된 연비 기준으로 2050년까지 미국의 연료 소비량은 약 1000억갤런 늘어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추가로 부담하는 연료비는 1850억달러(약 25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기존 기준보다 약 5% 증가할 것으로 교통부는 예상했다.
차량 구입 때 부담하는 비용은 줄지만 차량을 사용하는 동안 지출하는 연료비는 늘어나는 구조다.
◇바이든 때 매년 최대 10%씩 강화
기업평균연비제(CAFE)는 자동차 제조사가 판매하는 차량 전체의 평균 연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맞추도록 하는 제도다.
기준이 높아질수록 자동차업체는 내연기관차의 연비를 개선하거나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판매 비중을 늘려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승용차 연비 기준을 2024년과 2025년 각각 8%, 2026년에는 10% 높이고 2027년부터 2031년까지는 매년 2%씩 강화하도록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이 기준을 대폭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2022년식 차량 기준까지 소급해 낮춘 뒤 2031년까지 매년 0.25~0.5% 정도만 높이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연비 규제가 자동차업체에 사실상 전기차 생산 확대를 요구해 차량 가격을 높였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이전 바이든 행정부는 연비와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해 미국의 화석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전기차 산업을 육성하려 했다.
◇고유가 상황에서 연비 기준은 낮춰
이번 규제 완화는 미국 소비자들이 높은 연료가격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뤄진다.
미국에서는 2월 말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크게 올랐다.
연비 기준이 낮아지면 자동차업체가 연료 효율이 낮은 대형 픽업트럭과 SUV 등을 판매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전기차나 고효율 차량 판매를 늘려 전체 평균 연비를 맞춰야 하는 부담도 줄어든다.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은 “이번 조치는 미국 소비자들의 주유비 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규제를 낮춰 자동차 생산비와 신차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결국 새 기준은 자동차를 살 때 드는 비용과 이후 차량을 운행하면서 부담하는 비용 사이에 상반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 교통부가 28일 공개할 최종 기준에서 지난해 제안한 연비 목표와 비용 추산이 그대로 확정될지 주목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