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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취임 4주년…AI·인프라 직접 투자로 '미래 먹거리'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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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취임 4주년…AI·인프라 직접 투자로 '미래 먹거리' 속도

미스트랄AI 지분 투자…반도체 특화 AI 공동 개발
계열사 6곳, 美 AI 인프라 기업 헬릭스에 10억 달러 투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2일 모친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으로부터 삼성전자 주식 766만여 주를 약 1조 9206억 원에 장외 매수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책임 경영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2일 모친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으로부터 삼성전자 주식 766만여 주를 약 1조 9206억 원에 장외 매수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책임 경영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취임 4주년을 맞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사와 AI 인프라 기업에 잇따라 직접 투자하며 '포스트 반도체'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대규모 지분 투자를 했다.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스트랄AI는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 출신 연구진이 세운 회사로, 유럽을 대표하는 AI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미스트랄AI는 반도체 설계와 제조에 특화된 AI 모델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미스트랄AI의 대형언어모델(LLM) '미스트랄 라지'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기술·제조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이 모델을 데이터 분석과 결함 예측, 공정 최적화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해 개발 기간을 줄이고 제조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AI 모델은 외부 클라우드가 아닌 삼성전자 내부 서버에서 돌리는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운영된다. 국가 핵심기술인 반도체 데이터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활용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협력 범위를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로직 반도체 전반으로 넓히고, 이후 고객사와 협력사까지 잇는 AI 기반 반도체 생태계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반도체 설계와 제조의 복잡성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안전하고 정교하게 활용하는 AI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분야 기업에도 투자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삼성SDS·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 등 6개사는 지난달 29일 미국 투자회사 KKR이 세운 AI 인프라 기업 '헬릭스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에 모두 1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5억 달러, 나머지 5개사가 5억 달러를 낸다.

올해 6월 출범한 헬릭스는 대형 데이터센터 개발과 운영, 발전, 송배전, 광통신망까지 AI 인프라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회사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CEO) 출신 애덤 셀립스키가 이끌고 있다. 삼성 계열사들은 KKR과 엔비디아, 미국 전력회사 비스트라, 쿠웨이트투자청(KIA)과 함께 창립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번 투자로 삼성 계열사들의 사업을 데이터센터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공급하고, 지난해 인수한 공조 자회사 플랙트그룹을 통해 데이터센터 냉각 설비를 댈 수 있다. 삼성물산은 데이터센터와 발전소 시공을, 삼성SDS는 데이터센터 구축·운영을 맡을 수 있다. 삼성SDI는 정전에 대비한 무정전전원장치(UPS)와 배터리 백업 유닛(BBU)에서 사업 기회를 노린다. 삼성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부품 공급사'에 머물지 않고 인프라 구축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로봇 분야에서도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올해 7월 대표이사 직속 로봇사업 조직인 RX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 8월에는 휴머노이드(사람 형태) 로봇과 피지컬 AI(로봇처럼 실제 사물을 움직이는 AI) 분야 해외 경력직 채용에 나섰다.
다만 미스트랄AI와 헬릭스 투자는 지분 투자여서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사업지원실에 인수합병(M&A)팀을 신설한 만큼 로봇과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냉난방공조(HVAC) 분야에서 추가 대형 인수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편 이 회장은 취임 4주년을 맞아 별도 행사나 메시지 없이 평소처럼 경영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대외 행사보다 가시적인 성과로 리더십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알려졌다.


유덕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ude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