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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소녀' 김자옥이 우리 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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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소녀' 김자옥이 우리 곁을 떠났다.

▲김자옥이한국전통뮤지컬악극'봄날은간다'에서열연하고있다/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김자옥이한국전통뮤지컬악극'봄날은간다'에서열연하고있다/사진=뉴시스
'만년 소녀' 김자옥이 우리 곁을 떠났다.

김자옥은 데뷔 때부터 환갑이 넘은 현재까지도 언제나 예뻤던 누나이자, 엄마이자, 여인이었다. 김자옥은 항상 젊게 살며 중년 이후에도 청춘의 모습을 간직했다.

1951년 시인 김상화의 3녀로 부산에서 태어난 김자옥은 한양대 연극영화학과를 중퇴하고 MBC TV 공채 탤런트 2기로 연기를 시작했다.

김자옥은 어린 시절부터 CBS 기독교방송의 어린이 전속 성우로 활동하는 등 재능을 과시했다. 배화여자중학교 재학 중에는 TBC 드라마 '우리집 5남매' 출연하기도 했다.
1975년 작가 김수현의 드라마 '수선화'에 출연,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쥐면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듬해 변장호 감독의 '보통여자'로 같은 시상식 영화부문 여자최우수연기상도 받았다.

이후 1970년대 말부터 영화 'O양의 아파트' '영아의 고백' '지붕 위의 남자' 등 출연한 영화마다 관객들이 몰리며 '흥행 배우'로 떠올랐다. 아시아 영화제 우수배우상도 받았다.

1996년은 김자옥의 연예 인생에 전환점이었다. 평소 친분이 있던 가수 태진아의 권유로 가수로 데뷔하기도 했다. 당시 발표한 앨범 '공주는 외로워'는 앨범 판매량 60만 장을 넘기며 '공주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녀가 지금까지 가수로 활동한 기간은 1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김자옥은 여러 방송에서 우울증을 극복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008년 대장암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았다. 이후 건강을 되찾아 촬영장에 복귀한 뒤 전성기 못지 않은 연기 활동을 이어갔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시작으로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 등 흥행작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최근에는 신드롬을 일으킨 나영석 PD의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에 출연, 윤여정 등과 함께 중년의 미모를 과시했다.

무대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인간애를 보여줬다. '봄날이 간다' 프레스콜 당시 열린 간담회에서 세월호 침몰 피해자를 애도하는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나와 "그런데 피지도 않은 애들이 봄을 빨리 겪고 가야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 공연을 한다는 것이 좀 누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라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과거 앓았던 대장암이 폐로 전이되면서 끝내 폐암으로 별세했다. 김태욱(54) SBS 아나운서가 고인의 동생이다. 빈소는 서울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