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리 채프먼의 사랑의 다섯 가지 언어(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선물, 봉사, 육체적인 접촉) 역시 언어와 비언어로 이루어진다. 놀랍게도 사람과 반려견 사이에도 사랑의 다섯 가지 언어가 적용된다. 이 경우 사람은 ‘앉아, 기다려, 잘했어.’ 등 언어를 사용하지만, 반려견은 이를 언어로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즉 비언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엄마와 젖먹이의 사랑의 다섯 가지 언어도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은 자라는 아이들의 교육에서 매우 중요하다. 물론 교육의 경우 교사와 학생의 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지만, 교육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도 못지않게 중요하며, 특히 저학년일수록 그러하다. 교육(敎育)은 ‘가르칠 교’ 더하기 ‘기를 육’이다. 전자에는 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후자에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교사가 인정하고, 칭찬하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학생은 얼마나 신나서 공부하겠는가?
요즘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고통받고 있다. 이런 고통 중에 유엔 사무총장이 위험에 처한 교육에 대해 뜻깊은 발언을 했다. “지금 우리는 막대한 인간의 잠재력을 허비하고, 수십 년의 진보를 저해하며, 뿌리 깊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세대의 재앙을 마주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교육이 재앙을 마주하고 있다. 이 재앙을 이겨내기 위해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손쉬운 방법부터 실천해보자. 교육이 있어야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가 가능하지 않겠는가? 첫째, 온라인상에서도 대면 교육처럼 느낄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연구해 적용해야 한다. 만화를 보듯, 동화를 듣듯, 게임을 하듯….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 둘째, 장마 중 햇빛 날 때 눅눅한 빨래 말리듯, 대면 교육이 가능할 때 기회를 놓치지 말고, 전폭적으로, 최선을 다해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몰두해야 한다. 인정해주고, 함께해주고, 선물도 주고, 봉사도 하고, 따뜻한 접촉도 해야 한다.
무척 힘겨운 시기다. 그렇지만 차선도 최선도 정도 차이일 뿐, 열심히 하면 차선도 최선이 된다. 아이들은 우리의 내일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더 열심히 교육해야 할 소중한 아이들. 내일도 해가 떠야 하지 않겠는가?
김석신 가톨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