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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대퇴사 시대, '커넥트 리더십'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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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대퇴사 시대, '커넥트 리더십' 필요한 이유

송지현 와이커넥트 대표
송지현 와이커넥트 대표
대퇴사,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보어아웃(Bore-Out) 등 MZ세대가 조직에서 열정과 자발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조직 경쟁력에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오며, 구성원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한편으로 세대 간×젠더 간×계층 간 고정관념으로 인한 갈등은 더욱 커지는 듯하다. “여자는 조직에 관심이 없어.”, “MZ세대는 이래서 안 돼.”, “우리 팀장은 꼰대라서 말이 안 통해.” 등 조직 내에서 암암리에 회자되는 고정관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우리가 상대를 바라보는 방식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제도와 문화가 도입돼도 고정관념이 바뀌지 않는다면 서로 간의 ‘거리두기’는 좁혀지기 어렵다.

‘○○는 이래~’라는 특정 그룹에 대한 고정관념은 개개인의 특성과 무관한 경우가 많다. 시대나 조건이 유사할 경우 공통적 특징을 보일 수 있지만, 주어진 상황을 이해하고 반응하는 방식은 개인에 따라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워킹맘 중에도 부서 간 연결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사교적인 성향이 있는가 하면, MZ세대 중에도 야근을 불사하고 386세대 임원에게 맞장구를 기가 막히게 잘 치는 직원도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유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공감하는 소통이 필요하다. 수평적 상호작용에 대한 노력 없이 고정관념을 가지고 상대를 바라보면, 상대에 대한 이해는 왜곡되고 서로 간의 연결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함께 일하는 상사와 조직과의 연결을 느끼지 못하는 구성원들은 주어진 일을 넘어 자신의 열정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단어 중 하나는 ‘초연결 사회’이다. 서로 다른 생각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연결되고 협업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지가 조직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그래서 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필요한 리더십은 ‘커넥트 리더십(Connect Leadership)’이라 생각한다. ‘커넥트 리더십’은 공감을 기반으로 자기 자신, 구성원, 그룹의 목적을 연결하고 차이를 포용해 공동의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도록 촉진하는 영향력을 말한다. ‘커넥트 리더십’의 중심에는 개인의 목적과 조직의 목적의 연결이 있다. 목적은 존재 이유, 즉 WHY다. 이는 일의 단기적 성취를 넘어서 타인과 공동체에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포함한다.

흔히 ‘MZ세대는 너무 개인적이다’라고 말하지만, 자기 존중과 성장에 대한 욕구가 높은 MZ세대는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자신이 조직에 기여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때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올려 최선을 다한다. 2020년 1-2월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성공적인 커리어의 핵심요소로 71%가 ‘의미 있는 일’을 꼽았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2022년 발표한 자료에서도 Z세대는 경제적 가치보다 일을 통한 자아실현과 지적 성장을 더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때문에 초연결 시대에서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구성원들에게 일하는 이유, 즉 WHY를 발견하게 하고, 조직의 WHY와 구성원의 일을 연결해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 자신부터 본인의 목적과 가치, 장단점을 이해해야 한다. 자신의 목적과 정체성, 가치가 분명해지면 자연스럽게 구성원들을 대하는 태도와 상호작용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구성원 및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공동의 목적을 기반으로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조율하고,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는 사회적 자본도 올라간다. 리더의 ‘커넥트 리더십’ 역량이 올라가면 조직은 자율성과 참여, 합의 기반의 문화가 만들어지고, 협업이 활성화되며, 공정성과 다양성이 확대될 수 있다.

멀린다 게이츠는 “인류 최고의 목표는 평등이 아니라 연결이어야 한다. 서로를 묶어주는 유대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평등할 때도 여전히 고립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구성원들과의 연결을 가로막는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그들의 목적에 대해 질문하고, 그들의 일과 조직의 목적을 연결하려는 리더의 ‘커넥팅 노력’은 자신의 잠재력을 감추고 있는 일하는 여성들과 MZ세대 구성원들의 열정을 깨우는 유용한 방법론이 될 수 있다.


송지현 와이커넥트 대표('커넥트 리더십'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