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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오라클 주가, 동반 급락 지속...AI 인프라 투자 불안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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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오라클 주가, 동반 급락 지속...AI 인프라 투자 불안 심화

매출 성장에도 투자자 냉담…시장 화두는 ‘성장’ 아닌 ‘수익성’
2023년 3월3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라클의 로고와 거래 정보가 화면에 표시돼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3월3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라클의 로고와 거래 정보가 화면에 표시돼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뚜렷하게 냉각되며 브로드컴과 오라클의 주가가 지난주에 이어 15일(현지시각) 거래에서 또 급락했다.

CNBC는 두 회사 주가가 여전히 연초 대비 견고한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흐름은 투자수익률(ROI)이 현재의 지출 수준을 정당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웰링턴 매니지먼트의 맷 위들러 투자 총괄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 투자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분명히 투자수익률(ROI)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본 바로는 투자 수익은 충분히 양호하다”고 말했다.

위들러는 또 “강세 요인은 전 세계 모든 AI 기업이 ‘컴퓨팅 자원을 더 주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시장은 지난주 발표된 브로드컴과 오라클의 분기 실적에 만족하지 못했다. 두 회사 모두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AI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적 전망을 제시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현재 데이터센터 개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시장 의존도가 크게 높아진 오라클은 향후 투자 약속을 어떤 방식으로 계속 이행할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거의 내놓지 않았다.

오라클은 메타와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신규 계약을 확보함에 따라, 이번 회계연도 자본적 지출(CAPEX)을 기존 전망치였던 35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리스 확대도 가속화하고 있다. 오라클은 11월30일 기준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용량과 관련해 15~19년간 지속되는 리스 계약 규모가 248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8월 말 대비 148% 증가한 수치다.

오라클 주가는 이날 2.66% 하락 마감했고, 최근 일주일간 하락률은 15.9%에 달했다. 주가는 지난 9월10일 대규모 AI 수주 잔고를 공개하며 1992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46% 급락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AI 분야에 집중하는 벤처 캐피털리스트 토마시 퉁구즈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오라클이 최근 공격적인 자금 조달을 이어온 결과 부채비율이 500%에 달해 “클라우드 컴퓨팅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의 해당 비율은 7~23%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브로드컴의 호크 탄 최고경영자(CEO)는 맞춤형 반도체와 AI 네트워크용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이번 분기 인공지능(AI) 칩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늘어난 8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서버 랙 생산을 위한 부품 구매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면서 수익성 압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브로드컴의 커스틴 스피어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일부 AI 칩 시스템의 매출총이익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브로드컴 주가는 지난 13일 11%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5.58% 하락했다. 이는 지난 10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18% 낮은 수준이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