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의 경우 직원 성과급을 연봉의 50% 규모까지 책정해 지급했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들도 예년보다 많은 성과급 보따리를 준비 중이다. 성과급은 회사가 달성한 성과를 직원들에게 돌려주는 일종의 보상 개념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호실적을 기록한 카드사들이 높은 성과급을 책정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결과적으로 저신용자나 취약차주들은 늘 이용하던 카드 대출이 막히자 불법 사금융 시장에까지 내몰리는 지경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 직원들에게 고액 성과급이 지급되고 있으니 고객 입장에선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다. 카드사들의 이 같은 영업 기조는 부메랑이 되어 카드사 자신들의 발목도 잡는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카드사 관련 고객 민원은 전 분기 대비 70% 넘게 급증했다. 가장 많은 568건에 달한 민원은 할부 항변권 등 제도 정책 관련 민원이었다. 4분기에 이처럼 민원이 급증한 데는 카드사들이 지난해 이용 한도 축소 등 고객 서비스를 줄이고 신용대출 금리를 법정 최고금리 수준에 버금가는 10% 후반대까지 인상한 탓이 컸다.
결국, 반발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민원은 거듭 제기되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이 고객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금리 인상 등 '자기 주머니만 채우고 있다'는 인식마저 확산되고 있다. 물론, 카드사들도 부랴부랴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고객 서비스를 일부 재개하는 등 수습책 마련에 발버둥 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기에 카드사들의 노력은 요원하기만 하다.
고금리·고물가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가계 경제는 갈수록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들이 고액 성과급이란 축배를 든 것은 소비자들의 역린을 건드린 것인지 모르겠다. 카드사의 경쟁력은 결국 소비자로부터 나온다. 지금은 축배를 들기보다 고객 서비스 개선과 대책 마련에 좀 더 골몰할 때가 아닌가 싶다. 카드사들의 신중한 처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