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카드의 경우 직원 성과급을 연봉의 50% 규모까지 책정해 지급했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들도 예년보다 많은 성과급 보따리를 준비 중이다. 성과급은 회사가 달성한 성과를 직원들에게 돌려주는 일종의 보상 개념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호실적을 기록한 카드사들이 높은 성과급을 책정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썩 곱지 않다. 카드사들의 호실적 달성 뒤에는 고금리 대출과 함께 서비스 혜택 축소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편과 고통, 눈물 등이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상승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조달 비용이 급증하자 카드사들은 제일 먼저 신용 대출 금리부터 올렸다. 반면 자동차 할부, 카드론 등의 대출 상품 공급 규모는 줄였다. 특히 카드 이용 한도와 무이자 할부 혜택도 엄청 줄이는 등 이른바 '디마케팅'에 몰두했다.
결과적으로 저신용자나 취약차주들은 늘 이용하던 카드 대출이 막히자 불법 사금융 시장에까지 내몰리는 지경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 직원들에게 고액 성과급이 지급되고 있으니 고객 입장에선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반발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민원은 거듭 제기되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이 고객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금리 인상 등 '자기 주머니만 채우고 있다'는 인식마저 확산되고 있다. 물론, 카드사들도 부랴부랴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고객 서비스를 일부 재개하는 등 수습책 마련에 발버둥 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기에 카드사들의 노력은 요원하기만 하다.
고금리·고물가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가계 경제는 갈수록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들이 고액 성과급이란 축배를 든 것은 소비자들의 역린을 건드린 것인지 모르겠다. 카드사의 경쟁력은 결국 소비자로부터 나온다. 지금은 축배를 들기보다 고객 서비스 개선과 대책 마련에 좀 더 골몰할 때가 아닌가 싶다. 카드사들의 신중한 처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