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런 이통 3사의 30년에 걸친 '옥신각신'에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SKT가 부동의 1위라는 것이다.
아무튼 KT와 LG유플러스가 이렇게 서로 '2위'를 주장하고 있는 중에도 SKT는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도대체 왜 SKT는 수십 년간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고, 압도적인 점유율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을까.
한 업계 관계자는 "SKT, KT, LG유플러스와 모두 일해 봤지만 SKT 쪽이 가장 응답이 빨랐고 제휴나 서비스 개발 등에도 실무자들이 가장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1위지만 변화에 가장 능동적인 기업문화가 전반에 퍼져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번엔 인공지능(AI) 얘기로 넘어가 보자. 지난해부터 이통 3사 모두 'AI'로의 변화를 내세웠다. 생성형 AI 챗GPT가 지난해 등장한 뒤 IT 업계는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었을 때 이상의 충격을 받았다. AI가 그간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조'에 손을 뻗쳤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하면 산업 전반에서 효율이 어마어마하게 증가할 수 있어 AI에 대한 탐구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고,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천장을 뚫을 기세로 치솟았다.
마침 국내 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였고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물색하던 이통 3사가 AI에 꽂힌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이다. 이후 KT는 자체 개발한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 '믿음(Mi-dm)'을 공개했고, LG유플러스는 LG AI 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 2.0'과 협력해 내년에는 자체 개발한 'ixi-GEN(익시젠)'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런데 SKT는 이미 지난해 5월 한국어 GPT 기반 초거대 언어모델(LLM)과 챗GPT가 하이브리드로 운영되는 대화형 AI 서비스 '에이닷'을 상용화했고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또 SKT 주도하에 국내 유망 AI 관련 스타트업 16개사를 한데 모아 'K-AI 얼라이언스'를 발표하고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역량 교육에 나섰다. AI에 관해서 일찌감치 투자하고 방향성을 잡은 느낌이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