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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AI컴퍼니' 외치지만 SKT 빼곤 아직 통화녹음도 어렵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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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AI컴퍼니' 외치지만 SKT 빼곤 아직 통화녹음도 어렵다니!

통신업계는 참 논란이 많다. 지난 9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9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통계를 공개하면서 KT와 LG유플러스가 서로 '2위'라고 주장하며 모처럼 대립각을 세웠다. 또 이통 3사는 저마다 'AI 컴퍼니'를 내세우며 서로의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그런데 그런 이통 3사의 30년에 걸친 '옥신각신'에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SKT가 부동의 1위라는 것이다.
먼저,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가입자 점유율을 살펴보자. 과기정통부의 통계를 보면 전체 이동통신 가입 회선은 SKT가 3116만8214개, LG유플러스가 1801만6932개, KT가 1713만3388개를 기록했다. 여기서 LG유플러스의 사물인터넷(IoT)용 회선이 대폭 증가하면서 총 회선 수에서 LG유플러스가 2위를 한 셈인데, KT는 사람이 사용하는 휴대폰과 가입자 기반 단말장치의 수에서 여전히 KT가 앞선다고 주장했다. IoT용 회선은 주로 기업이 사용하고 회선당 월평균 사용금액도 대폭 낮기에 이것을 1:1로 대입해 단순히 회선 수로만 순위를 매길 수 없다는 주장이다.

아무튼 KT와 LG유플러스가 이렇게 서로 '2위'를 주장하고 있는 중에도 SKT는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도대체 왜 SKT는 수십 년간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고, 압도적인 점유율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을까.

한 업계 관계자는 "SKT, KT, LG유플러스와 모두 일해 봤지만 SKT 쪽이 가장 응답이 빨랐고 제휴나 서비스 개발 등에도 실무자들이 가장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1위지만 변화에 가장 능동적인 기업문화가 전반에 퍼져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번엔 인공지능(AI) 얘기로 넘어가 보자. 지난해부터 이통 3사 모두 'AI'로의 변화를 내세웠다. 생성형 AI 챗GPT가 지난해 등장한 뒤 IT 업계는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었을 때 이상의 충격을 받았다. AI가 그간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조'에 손을 뻗쳤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하면 산업 전반에서 효율이 어마어마하게 증가할 수 있어 AI에 대한 탐구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고,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천장을 뚫을 기세로 치솟았다.

마침 국내 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였고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물색하던 이통 3사가 AI에 꽂힌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이다. 이후 KT는 자체 개발한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 '믿음(Mi-dm)'을 공개했고, LG유플러스는 LG AI 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 2.0'과 협력해 내년에는 자체 개발한 'ixi-GEN(익시젠)'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런데 SKT는 이미 지난해 5월 한국어 GPT 기반 초거대 언어모델(LLM)과 챗GPT가 하이브리드로 운영되는 대화형 AI 서비스 '에이닷'을 상용화했고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또 SKT 주도하에 국내 유망 AI 관련 스타트업 16개사를 한데 모아 'K-AI 얼라이언스'를 발표하고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역량 교육에 나섰다. AI에 관해서 일찌감치 투자하고 방향성을 잡은 느낌이다.
사실 이런 내용은 일반인들이 쉽게 체감하기 어렵다. 그런데 SKT는 일반 이용자들이 절실히 원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 SKT는 아이폰을 사용하고 싶어도 '통화녹음'이 안 돼 갤럭시를 쓰는 이들이 상당수인 것을 알고 에이닷이 통화내용을 추출해 음성 녹음하고, 나아가 텍스트까지 요약해 주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찌감치 준비해 왔기에 아직 KT도, LG유플러스도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LG유플러스는 젊은 층 반응이 폭발적이자 통화녹음 기능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아직 검토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항상 먼저 구현하고 있으니 한참 앞선 1등을 유지하고 있고, 2·3등 경쟁은 의미가 없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