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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끝나지 않은 천연가스 가격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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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끝나지 않은 천연가스 가격 불안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없는 두 번째 겨울을 맞았다. 사진=연합뉴스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없는 두 번째 겨울을 맞았다. 사진=연합뉴스
유럽 에너지 소비와 전력 생산 구조상 천연가스만큼 중요한 연료도 없다.

이런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없는 두 번째 겨울을 맞았다. EU 집행위원회의 최근 자료를 보면 올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총량은 400억~450억㎥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1년 수입량 1550억㎥의 1/3 수준이다. 러시아를 대체한 게 노르웨이다. 노르웨이는 현재 유럽의 최대 천연가스 공급 국가다.

동시에 액화천연가스 수입도 대폭 늘렸다. 액화천연가스 수입 비중을 크게 늘린 나라로는 미국이 꼽힌다.

유럽 각국은 조기에 천연가스 확보에 나선 결과 비축 설비의 99%를 채운 상태다. 천연가스 수요량의 90%를 이미 확보한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충돌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1조 와트시(TWh)당 350유로까지 치솟은 후 하락 추세다. 하지만 지난 10월 중순 이스라엘-하마스 충돌로 3월 이후 최고치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 액화가스 가격 안정을 위해 유럽 수출 물량 제한에 나설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
미국 외에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나라는 이란·알제리·베네수엘라 등이다. 외부 제재나 내부 혼란으로 공급 안정성을 담보하기 힘들다.

가격 변동을 우려한 EU가 지난 2월 발표한 천연가스 가격 상한제 연장이나 재생에너지원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에너지 외교도 마찬가지다.

숄츠 독일 총리가 지난달 말 아프리카 천연가스 최대 매장국인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것도 에너지 안보와 맥을 같이한다.

EU 집행위는 2027년 이전에 러시아에 대한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 의존도를 줄이는 게 목표다. 네 번의 겨울을 넘겨야 하는 처지다. 유럽과 아시아는 천연가스 경쟁 관계다. 우리나라도 가격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