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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철의 법률톡톡] 사기죄가 범람하는 현실, 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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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철의 법률톡톡] 사기죄가 범람하는 현실, 그 이유



민경철 법무법인 동광 대표변호사
민경철 법무법인 동광 대표변호사

현실에서 가장 많은 범죄는 사기죄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사기를 당해서 재산을 잃은 사람이 적어도 한 명은 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 많은 사람이 전세 사기로 불안을 느꼈고 그전에는 보이스피싱 사기로 혼란스러웠다.

경찰서에 가도 가장 많은 고소 사건이 사기죄이고 형사재판에서도 그렇다. 도처에 사기꾼이 도사리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닌 것 같다. 이렇게 사기죄가 많다는 것은 범죄를 통해서 얻는 이익이 범죄로 인한 비용보다 많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중요한 동기는 이득인데, 그 때문인지 사기죄는 유난히 재범이 많다.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가 스스로 재산상 처분행위를 하게 만들어 이익을 얻는 것이다. 피해자 스스로 재산 처분을 하는 것이므로 절도나 강도를 당한 것보다도 자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사기죄로 고소를 해보거나 형사사건을 진행해 본 분들은 알겠지만 사기죄는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매우 까다로우며 성립되기 어려운 범죄이다.

사기죄의 법적 정의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얻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득을 얻게 하는 죄이다. 여기서 죄의 성립 요건이 나온다. 기망행위, 피해자의 착오, 재산상 처분행위, 재산상 손해, 재산상 이익의 취득, 인과관계가 요구된다.

즉 사기꾼의 기망행위로 착오에 빠진 피해자가 재산상 처분행위를 하여 손해가 발생하고 반사적으로 사기꾼이 이익을 얻어야 하는데, 이렇게 각각의 요소가 인과관계를 이루며 긴밀하게 연결 되어야만 한다. 사기죄는 이 모든 요건을 갖추고 인과관계까지 인정되어야 기소할 수 있어서 처벌이 쉽지 않은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사기로 잃은 돈을 찾을 가능성도 높지 않다. 피해자가 원하는 것은 사기꾼 처벌보다도 돈을 반환받는 것이다. 그런데 사기 범죄로 인한 수익은 몰수·추징의 대상이 아니다. 다만 최근 들어 수사기관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 제도를 이용하고 있어서 범죄 수익의 환수에 일조하고 있다.

다중서민사기로는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여 막대한 돈을 편취하는 다단계사기, 보이스피싱사기, 기획부동산사기, 유사수신사기 등이 있다. 몇 년 전 부패재산몰수법 에서는 다중서민사기로 얻은 수익을 몰수 추징하는 규정을 도입하였다. 이에 따라서 피해 보전을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실효성이 없었다. 법원은 몰수 추징 판결을 섣불리 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가액 산정이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형사 재판에서 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한다.

몰수 판결이 나온다고 해도 어차피 돈을 환수하기는 힘들다. 사기꾼이 미리미리 재산을 다 빼돌리고 은닉하기 때문이다. 자금세탁을 하여 해외에 숨겨두면 추적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기 범죄로 인한 피해금의 회수율은 고작 1% 정도이고 약 96%의 피해자가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사기꾼은 막대한 재산상 이익을 얻고 감옥에 들어가서 몇 년 지내다 나오는 셈이다. 그 와중에도 몇조원대의 다단계사기를 벌인 브이글로벌 대표는 징역 25년을 선고받았고, 아쉬 세븐 대표는 징역 20년을 선고 받아서 이례적으로 중형이 선고됐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대중의 거센 비난을 받은 사건이라면 중형이 선고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도 재산범죄는 생명, 신체의 안전,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범죄에 비해서 법익의 가치가 낮다는 인식이 있다. 시대착오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보이스피싱은 서민을 살해하는 범죄로 인식되고 있으며,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이 다른 법익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결코 없을 것이다. 사기 피해자는 돈은 물론이고 목숨이나 건강을 잃는 일도 허다하다. 사기꾼의 반사회성과 탐욕이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죄의 처벌이 중하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정의 관념에 반할 정도로 경한 것은 문제가 있다.

사기를 당하면 피해회복이 쉽지 않으므로 안 당하는 것이 우선이다. 사기꾼은 사람의 욕망을 교묘히 파고들어서 취약한 부분을 노리고 이를 이용하여 이득을 뽑아낸다. 너무 쉽게 많은 돈을 번다는 것, 기망행위는 이로부터 시작된다.


민경철 법무법인 동광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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