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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美 관세 폭풍 이긴 대만·홍콩·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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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美 관세 폭풍 이긴 대만·홍콩·싱가포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 사진=연합뉴스
대만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01%다.

트럼프의 관세전쟁 파고 속에 성장을 견인한 분야는 34.06% 급증한 수출이다.

대만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전자부품과 정보통신기술(ICT)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성장의 중심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있다. 엔비디아·AMD·애플 등 주요 기업의 칩 생산을 담당하는 TSMC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50%에 이른다.
TSMC를 중심으로 콴타·폭스콘 같은 기업들이 산업 기술 생태계를 함께 구축한 결과다.

미국의 상호관세 20%에도 대만 경제가 견실한 이유다. 대만은 정부 주도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중심의 전략산업을 육성 중이다.

이에 따른 AI와 신기술 응용 분야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미국의 관세 압박을 견디고 있는 셈이다. AI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도 대만의 협조를 구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대만은 이미 생산기지를 넘어 글로벌 AI 하드웨어 공급망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만 정부는 내년 1인당 GDP도 4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와 홍콩 역시 성장세가 탄탄하다.

싱가포르의 2분기 GDP 성장률은 4.4%다. 이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0~2.0%에서 1.5~2.5%로 상향 조정했다.

홍콩도 수출과 소비 증가에 힘입어 2분기 3.1% 성장했다. 블룸버그 예상치(2.8%)는 물론 1분기 성장률(3%)을 웃도는 수치다.

아시아 네 마리 용 중 한국만 나머지 3개국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는 모양새다. 한국은 올해 0%대 성장을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1인당 GDP 4만 달러 돌파 시점도 2029년으로 밀렸다. 국제통화기금(IMF) 예상대로라면 대만보다 3년 늦게 4만 달러 고지를 넘을 전망이다.

원인은 개발도상국에서 유일하게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는 성과에 안주해 혁신에 뒤처졌기 때문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 경쟁력 평가를 봐도 한국 순위는 69개국 중 27위다. 1년 전과 비교해도 7계단이나 하락했다.

정부도 기업의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