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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사외이사제,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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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사외이사제,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

대주주나 경영진의 독단적 경영을 방지하라고 1998년 도입한 게 사외이사제도다. 사진=연합뉴스
대주주나 경영진의 독단적 경영을 방지하라고 1998년 도입한 게 사외이사제도다. 사진=연합뉴스
대주주나 경영진의 독단적 경영을 방지하라고 1998년 도입한 게 사외이사제도다.

기업의 내부거래를 방지하고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상장사의 경우 사외이사 선임을 필수사항으로 규정한 이유다.
사외이사는 독자적인 지위를 가지고 사회 공익과 주주 이익을 판단할 수 있는 전문적인 자질을 갖추도록 증권거래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사외이사제는 고급 사교클럽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업 경영에 외부 시각을 반영하기보다 이사회 멤버로 급여와 사회적 특권 등을 누리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3월 주총 시즌을 앞두고 사외이사 충원 정보는 입시를 방불케 한다. 사외이사 되는 법 강의가 개설되는 것 자체가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이 많다는 증거다.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를 뽑아 거수기로 활용하려는 기업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 이사회의 원안 가결률은 99%를 넘는다. 안건이 상정되기 전에 대주주에 의해 사전에 교통정리가 된다는 의미다.

사외이사를 회유하는 방법은 고액 보상이다. 우리나라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2022년 평균 연봉은 7000만원대다.

최근 캐나다에서 호화 이사회를 열었던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평균 보수가 1억5000만원 정도다. 회의 한 번에 875만원씩 받은 셈이다.
이들은 얼마 전 캐나다 출장 이사회를 열면서 6억8000만원을 사용한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1인당 평균 100만원 넘는 5성급 호텔에서 묵고 식비로만 1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한 게 드러난 것이다.

특히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이사회 의장도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사외이사가 사실상 회사 주인 노릇까지 하는 셈이다.

사외이사 인재 풀도 빈약하다. 사외이사를 꿀보직 정도로 여기는 사람들이 독점하고 있는 분위기다. 기업 내부거래를 견제하지 못하는 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임을 자각할 때다.

사외이사제도를 원래 취지대로 되돌리려는 대수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