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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나발니의 의문사와 러시아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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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나발니의 의문사와 러시아 대선

중 사망한 러시아 반체제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왼쪽)가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옆에 앉아 있다. 나발나야는 남편의 죽음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 사망한 러시아 반체제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왼쪽)가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옆에 앉아 있다. 나발나야는 남편의 죽음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사진=AFP/연합뉴스

나발니의 의문사와 러시아 대선


러시아 대선이 다음 달 15~17일 치러진다. 이번 러시아 대선은 푸틴 대통령 5선을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러시아 반정부 활동의 상징인 알렉세이 나발니마저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 수감 중 사망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교도소 당국은 나발니가 지난 16일 산책 후 쓰러졌으며 의료진이 응급조치했지만 살리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의 사망원인 발표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나발니는 과거에도 여러 번 부당한 구금과 독살 미수 등 생사의 경계를 넘나든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특히 2010년을 전후해 푸틴 정부의 ​​부패와 부정에 맞서왔다. 반부패재단을 세워 반정부 운동을 이끌던 나발니는 독살 미수사건 이후 독일서 자진 귀국해 2021년 1월 구속됐다. 수감 중에도 반푸틴 운동을 멈추지 않자 지난해 말 시베리아 교도소로 이감된 후 지난 16일 돌연 사망했다. 탄압을 받으면서도 자유와 정의를 지키려는 용기에 전 세계가 찬사를 보내는 이유다.

푸틴 정권에서 의문사한 정치인이나 언론인은 부지기수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공을 세웠던 프리고진의 경우 무장반란 혐의를 받던 중 항공기 추락 사고를 당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자유로운 정신은 감옥에 보내져 사형을 선고받을 것”이라고 비판했을 정도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32개 도시서 추모객 400여 명이 체포되고 다수가 구속됐다. 죽음을 추모하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을 만큼 정권의 약점이 많다는 증거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추모 열기가 뜨겁다. 숄츠 독일 총리는 “나발니는 용기의 대가를 목숨으로 치렀다”며 애도했고, 수낵 영국 총리도 “러시아 민주주의를 가장 열렬하게 옹호하는 사람으로서 평생에 걸쳐서 놀라운 용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정치 불안은 국제 질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조기 종식을 위해서라도 국제사회의 단합된 목소리에 우리도 힘을 실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