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가 최근 인도의 코친조선소와 협력관계를 구축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에서 어려워진 생산설비 확장을 해외 진출로 돌파하는 시도다.
코친조선소는 인도 최대의 국영 조선소다. 상선은 물론 항공모함 등 다양한 선종의 설계와 건조, 수리 역량을 갖춘 곳이다.
이에 앞서 한화오션도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한국 조선업계는 LNG 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제작에서 우위를 보이는 중이다. 정부 보조금과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결과다.
일본도 최근 조선업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일본 최대 조선업체 이마바리조선은 최근 저팬마린유나이티드(JMU)를 합병해 매출 기준 세계 4위 규모의 조선사를 탄생시켰다. 공동으로 선박 설계 자회사인 일본조선을 2021년 출범시킨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일본 조선업계의 지난해 세계 선박 수주량은 6.7%다. 과거 세계 선박 시장의 40%를 차지했던 시절과는 격세지감이다. 일본의 경쟁력은 기술력과 품질이다.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운 것은 HD현대나 중국조선선박그룹(CSSC)과 경쟁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국가 지원과 군민 융합 방식으로 글로벌 조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 3월 중국과의 ‘선박 전쟁’ 보고서를 발표한 이유다. CSSC는 최근 자회사까지 합병했다. 규모를 키워서 제조 단가를 더 낮추려는 전략이다.
미·중 간 선박 경쟁에 일본까지 가세한 구도다. 한국도 글로벌 시장 전략을 재정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