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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앱마켓 잠식한 '중국산 독버섯'…한숨 깊어지는 게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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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앱마켓 잠식한 '중국산 독버섯'…한숨 깊어지는 게임계

'소비자 권익 보호' 게임법 개정안, 해외 기업 향한 실효적 조치 필요

이원용 기자
이원용 기자

연초부터 외산 방치형 모바일 게임 '버섯커 키우기'가 국내 양대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라 화제다.

버섯커 키우기는 방치형 게임의 성공 방정식을 철저히 따른 게임이다. 별다른 조작 요소도 없이 클릭 몇 번만으로 캐릭터가 쭉쭉 성장하는 재미를 준다. 버섯을 테마로 한 아기자기한 디자인, '3000뽑기 무료 증정'이란 강렬한 문구로 이용자들을 유혹한다.

그러나 이들이 내세운 '버섯'은 국산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디자인 면에서 유사해 표절 게임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1MB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란 광고 문구와 달리 실제 용량은 200MB대이다. 과장 광고는 덤인 셈이다.

개발사 조이 나이스 게임즈는 중국 4399 게임즈의 자회사로 알려져 있다. 4399는 과거 '문명 정복'이란 게임을 광고하던 중 이순신 장군을 중국 문명 소속 캐릭터로 기재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자연히 '문화 동북공정'을 시도했다는 딱지를 떼기 위해 간판을 갈아치운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버섯커 키우기'의 중국어 버전 '버섯용자전설(菇勇者傳說)' 이미지. 사진=조이 나이스 게임즈이미지 확대보기
'버섯커 키우기'의 중국어 버전 '버섯용자전설(菇勇者傳說)' 이미지. 사진=조이 나이스 게임즈

논란의 중심에 선 외산 게임이 원초적인 게임 경험만으로 매출 1위에 오르자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버섯커 키우기를 한국에서 개발했다면 게이머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사회적 지탄을 받고 매장됐을 것"이라며 "국내법의 저촉을 받지 않는 해외 업체라서 서비스가 가능한 게임"이라고 평했다.

이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오는 3월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를 목표로 게임법(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시행한다. 업계인들 상당수는 "입법 취지는 존중하나 해외 업체들에 대한 실효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소비자 권리를 지키자'는 취지에는 업계인 대부분이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한 규제가 '독버섯'같이 업계를 좀먹는 외산 게임의 발호는 막지 못하고 국내 게임사만 역차별하는 결과로 이어져선 안 된다. 보다 형평성 있는 규제를 위한 정부 차원의 실효적인 조치가 더해지길 기원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