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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뉴욕증시 엔비디아 돌풍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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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뉴욕증시 엔비디아 돌풍 어디까지

연준 FOMC
연준 FOMC
미국 뉴욕증시가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요동치고 있다. 엔비디아 폭발이 이번주에도 이어질 뉴욕증시는 긴장하고 있다. PCE 물가 지수도 변수이다. "예상밖 강세" 로 나타날 경우 뉴욕증시는 물론 달러환율 국제유가 국채금리등이 "흔들" 할 수 있다.

26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이번 주뉴욕 증시는 작년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수정치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의 1월 수치등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국 뉴욕 증시는 미국 인공지능(AI) 기술업체 엔비디아의 호실적으로 모멘텀이 발생하면서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주 1.66% 상승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1.40% 올랐다. 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전주 대비 1.30% 오르며 상승세를 재개했다. 엔비디아와 AI 테마도 변수이다.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작년 4분기 실적을 공개한 뒤 하루에만 주가가 16% 넘게 뛰었고 하루 동안 불어난 시가총액은 넷플릭스의 시총보다도 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지분 가치도 680억 달러를 넘어서 세계 20대 부자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엔비디아의 강세로 미국 E-Mini 나스닥100 선물은 하루에 3% 넘게 급등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나스닥100 선물이 하루에 3% 넘게 뛴 것은 20년도 더 전인 '닷컴 버블' 시기 이후 처음이다. 골드만삭스는 엔비디아를 가리켜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주식"이라고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이번 주 뉴욕증시 시장의 관심사 중 하나는 이같은 AI 열풍이 모멘텀을 이어갈지의 여부이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도 지난주에 1989년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처음으로 경신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유럽 대표 기업들을 모아둔 유로스톡스600 지수도 마찬가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새로운 시대의 태동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가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만큼 오히려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산을 다각화 할 때라는 주장도 있다. 2월 29일에 발표되는 PCE 가격지수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데다 이달 초 공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더 뜨거웠기 때문에 뉴욕증시로서는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 1월 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돈다면 시장은 CPI와 PPI를 다시 떠올리면서 매도 심리가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4분기 GDP 수정치는 28일 발표된다. 월가는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준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DP 수정치가 예상치를 밑돌면 시장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와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일찍 내릴 가능성을 두고 줄다리기 싸움을 할 것으로 보인다.

◇ 뉴욕증시 주요 지표 및 연설 일정

2월 26일= 신규주택판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제조업지수
2월 27일= 내구재수주,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금융 감독 부의장 연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제조업지수
2월 28일 =미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수정치)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연설
2월29일 = 개인소비지출(PCE) 및 개인소득,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수, 잠정주택판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연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제조업활동지수
3월 1일 =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연설,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PMI,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연설, 아드리아나 쿠글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연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엔비디아에 대한 흥분이 다소 진정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전날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2.42포인트(0.16%) 오른 39,131.53으로 거래를 마쳤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77포인트(0.03%) 상승한 5,088.80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4.80포인트(0.28%) 하락한 15,996.82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 다우 지수와 S&P500지수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13회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장중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마감가 기준으로는 2021년 11월 19일 기록한 16,057.44를 넘어서지 못했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실적 호조에 급등세를 보이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시장 전반에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엔비디아는 전날 16% 이상 오른 데 이어 이날은 0.4%가량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시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장중 2조달러를 넘어섰으나 마감가 기준으로는 1조9천700억달러에 그쳤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다음으로 미국에서 시총이 큰 기업으로 단숨에 성장했다. 시총 1조달러 돌파에서 2조달러 돌파까지 2배로 성장하는 데 8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는 연준 당국자들의 신중한 발언이 늘어나면서 점차 약화하고 있다. 뉴욕증시 시장은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기를 6월로 보고 있으며, 금리 인하 가능성은 68%로 한 달 전에 80%를 웃돌던 데서 하락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전날 마감 후 연설에서 현 통화정책이 제약적이지만,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하고 있다는 데 더 큰 자신감을 가져야할 것 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전날 늦게 강한 지표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한 금리 인하 시작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올해 내 어느 시점에 연준이 제약적 정책을 되돌리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1월 수치는 이례적 수치일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계속 내려오고 있고,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첫 금리 인하가 6월에 이뤄지고 올해 총 4회 인하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당초 5월부터 인하를 시작해 올해 5회 인하에 나설 것이라던 전망을 수정한 것이다.

개별 종목 중에 미국의 민간 무인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의 달 착륙을 성공시킨 민간업체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주가는 오디세우스의 달 착륙 소식에 15% 이상 올랐다. 리비안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애널리스트들의 매도 보고서가 잇따르면서 12% 이상 떨어졌다. 투자은행 JP모건의 주가는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주식 80만주를 전날 매각했다고 공시한 가운데 0.5%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7.4%에 달했다. 이는 전날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79포인트(5.43%) 하락한 13.75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분야의 글로벌 대장주로 꼽히는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AI 낙관론에 힘입어 23일(현지시간) 장중 2조 달러(약 2천660조원)를 돌파했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개장 초 전장 대비 4.9% 오른 823.94달러를 고점으로 기록하며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6월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선 지 단 8개월 만이다. 이는 미국 기업 중 가장 빠른 속도이자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1조 달러에서 2조 달러에 도달하는 데 걸린 기간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미국 상장기업 중 시총이 2조 달러를 웃도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3조490억 달러)와 애플(2조8천180억 달러)이 유일하다. 전 세계적으로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기업 아람코(2조650억 달러)까지 3곳 밖에 없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이날까지 두 달도 채 안된 기간 동안 59% 급등했다.

미국과 일본 증시가 엔비디아발 반도체 랠리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으나 국내 반도체 업종은 이 같은 랠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이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오름세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던 증권가의 예상과도 빗나간 결과다. 엔비디아 덕분에 일본 증시의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전날 2.19% 오른 39,098로 장을 마감해 '거품 경제' 시기인 1989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내 증시는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 공개를 목전에 두고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위주로 상승장을 펼쳤다. 지잔주말 코스피는 0.13% 오른 2,667.70으로 장을 마친 가운데 메리츠금융지주[138040]는 전날보다 9.26% 오른 8만2천600원을 기록했다. KB금융[105560](1.39%), 삼성생명[032830](3.80%), 하나금융지주[086790](3.33%). 삼성화재[000810](2.49%) 등 금융주들도 일제히 오름세를 탔다. 반도체 종목은 기대만큼의 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SK하이닉스[000660]가 3.13% 오른 16만1천4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을 뿐 삼성전자[005930]는 0.27% 내린 7만2천900원에 그쳤다. DB하이텍[000990]은 1.22% 내린 4만8천750원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 반도체 종목이 보합세나 약보합세에 머물렀다.

크립토 윈터'라고 부를 만큼 긴 침체기에 빠졌던 가상자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20% 상승했다. '다음 타자'로 거론되는 이더리움 역시 1년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비트코인의 가격을 끌어올린 건 현물 ETF 승인을 계기로 유입된 막대한 자금이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현물 ETF 승인 직후 계속 강세를 나타냈던 것은 아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오래전부터 비트코인 가격에 선반영된 데다, 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신탁에서 차익실현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파산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도 그레이스케일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10억달러어치를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3일 코인베이스에서 1BTC당 3만8천달러선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GBTC발 매도세가 진정되고 다른 ETF를 통해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다시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뉴욕증시 에서는 비트코인 다음으로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있는 가상자산으로 이더리움을 꼽는다. '크립토 스프링'을 넘어 '크립토 써머'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인공지능(AI) 테마가 급부상하면서 국내에서는 월드코인(WLD)이 거래가 활발하고 상승률도 높은 코인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에 따르면 월드코인은 지난 14일에서 20일까지 한 주간 국내 원화 거래소에서 거래대금 상위 종목에 올랐다. 빗썸에서는 해당기간 9000억원 이상 거래돼 비트코인(BTC)에 이어 두번째로 거래대금이 많았다. 코인원과 코빗에서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등을 제외하면 알트코인 중에서는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월드코인은 챗GPT의 개발사 오픈AI의 창립자이자 공동대표인 샘 올트먼이 만든 코인이다. 개개인의 홍채 정보를 등록하면 기본 소득으로 월드코인 제공한다.

뉴욕증시에서는AI 열풍이 본격적으로 불며 ‘매그니피센트 7’ 대신 ‘AI 5’가 급부상하고 있다. AI 5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대만의 TSMC,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AMD, 그리고 미국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