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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반도체의 봄’ 삼성전자 1분기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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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반도체의 봄’ 삼성전자 1분기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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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고전했다. 15년 만에 처음 적자를 냈고, 액수도 14조8800억원에 달했다.

1년 전 23조8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천양지차다. 지난해 매출도 1년 전보다 32%나 준 665조9000억원이다.
메모리·파운드리 가릴 것 없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해였다. 원인은 글로벌 반도체 불황이다. PC와 스마트폰 판매가 크게 줄면서 반도체 칩 재고 누적과 가격 하락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생산을 줄이면서 재고를 소진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2조1800억원으로 3분기의 3조7500억원보다 감소했다. 이게 올해 초 반도체의 봄을 예상한 근거다.

올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6조6000억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931.3% 늘어난 수치다. 매출도 71조원으로 5분기 만에 70조 선을 회복했다. 메모리 감산 효과로 인해 D램과 낸드의 가격이 꾸준히 오른 결과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분기 대비 20% 정도 올랐고 낸드 가격도 마찬가지다. 3월 반도체 수출액이 117억 달러로 2022년 6월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오랜 침체를 뚫고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HBM에 승부수를 띄운 결과다.

삼성은 업계 최초로 D램 칩을 12단까지 쌓은 5세대 HBM3E를 상반기 중에 양산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실적 발목을 잡는 비메모리 분야의 업황 개선은 아직 요원하다.
대만 지진도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에 변수다. TSMC의 경우 이번 지진으로 인해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충격에 민감한 반도체 제조 장비와 재료의 특성상 지진 피해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인텔이나 엔비디아 등에 밀리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강헌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emos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