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수첩] 좋은 게임은 소통이 아닌 '진심'에서 나온다

글로벌이코노믹

오피니언

공유
0

[기자수첩] 좋은 게임은 소통이 아닌 '진심'에서 나온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이원용 기자

게임업계에서 '소통'이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디렉터 명의의 공지는 기본이고 정기적인 라이브 방송, 오프라인 간담회까지 지속적으로 열리는 추세다. 신작 쇼케이스에서 운영에 관해 "이용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중시하겠는 말도 교과서처럼 따라붙는다.

온·오프라인 양면으로 소통의 장이 열리는 가운데 모든 소통이 호평을 받는 것은 아니다. 소통이 안 되면서 '보여주기'만 한다는 뜻의 '쇼통', 아예 반의어인 '불통'이란 비판을 받으며 실패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소통 실패 사례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실무자들이 게임에 심각할 정도로 무지한 모습이 문제가 됐다. 게임 용어도 알아듣지 못하는 실무자에게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이용자들, 기초적인 조작 방법도 모르는 듯 헤매는 실무자의 모습은 심심하면 행사 후기나 이미지, 영상화돼 인터넷에 '박제'되곤 한다.

소비자들에게 '게임'이란 서비스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하러 나온 상황에서 이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없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자연히 "소통은 말뿐, 진심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게임업계 내부에서도 '진심'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권오찬 에픽게임즈 코리아 에반젤리스트는 최근 게임 강연 중 "게임 플레이 경험은 10년 전에 멈춰 있거나 거의 존재하지 않고, 자기가 만드는 게임을 해볼 생각도 없는데 실무를 맡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이런 이들이 만드는 게임이 어떻게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겠냐"고 지적했다.

소통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MMORPG '로스트아크'의 1대 디렉터였던 금강선 스마일게이트RPG 이사는 지난해 지스타 강연 중 '소통의 기술'이란 화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용자들 앞에 선 디렉터가 '게임에 진심인지, 아닌지'는 말과 행동에 묻어나올 수밖에 없어 조금만 봐도 게이머들이 쉽게 알아차린다. 소통에 어떤 기술이나 노하우는 존재하지 않는다. 스스로가 맡은 게임을 진심으로 즐기고 아끼는 것이 최우선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