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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소비쿠폰 경제학 득실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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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소비쿠폰 경제학 득실 따져보니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 첫날인 21일 부산 부산진구 가야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 첫날인 21일 부산 부산진구 가야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쿠폰 신청 열기가 뜨겁다. 전체 대상자의 13.8%인 697만5642명이 첫날 쿠폰을 받아 갔을 정도다. 과거 국민지원금 신청 시 첫날 500만 명보다 40%나 늘어났다.

소비쿠폰으로 시중에 풀리는 돈은 12조 원 규모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골목 상권에 온기를 불어넣고 얼어붙은 내수 경기도 부양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민생회복 추경을 밀어붙인 이유이기도 하다.

위기에 몰렸던 자영업자들의 기대는 크다. 지난해 폐업 신고한 자영업자만 100만8282명에 이른다.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이 5년 전 수준으로 회귀한 결과다.

소비쿠폰 지급은 가계 소득을 늘려 골목 상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소비쿠폰으로 인한 한계소비성향은 0.6에서 0.8 사이로 추정한다.
쿠폰 지급 액수 중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비율이 60%에서 80%에 이르는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긴급재난지원금 한계소비성향은 0.654에서 0.782 사이였다.

물론 소비쿠폰 승수효과(乘數效果)에 대한 걱정도 많다. 소비자들이 필수재 위주의 소비만 하는 상황인 만큼 기존 소비를 대체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승수효과는 어떤 경제 요인의 변화가 다른 경제 요인에 변화를 유발하는 파급효과다. 정부 지출이 몇 배에 이르는 총수요 증가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한 1차 긴급재난지원금 보고서를 보면 투입 예산 대비 매출 증대 효과는 26.2~36.1%다.

오히려 몇 달간 반짝 이어지는 일회성 소비는 시중 통화량만 늘려 물가를 자극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폭우와 폭염 등 기후변화로 농수축산물을 중심으로 먹거리 물가가 급등하는 추세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먹거리 물가와 외식비만 올릴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게다가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올해 사상 처음 13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국가부채 축소 대책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