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 협상에서도 국제수지 균형과 환율 문제를 중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일본·대만·베트남·싱가포르 등은 이미 미 재무부의 환율감시국 명단에 올라간 나라들이다.
이들 국가는 지속적인 대미 흑자를 통해 벌어들인 달러로 미국 주식이나 채권 등에 재투자하는 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도 공통점이다. 외환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한 조치인 셈이다.
UBS·알리안츠·피델리티 등 주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주목하는 시장도 일본·대만 등 아시아와 유럽·캐나다 등 다양하다. 최근 아시아 통화와 자산 가치 상승도 글로벌 투자 구조 변화의 산물인 셈이다.
글로벌 자금이 미 국채를 떠나 회사채로 몰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미국 자산운용사들은 6월 미 국채에서 39억 달러를 빼내고 대신 회사채에 100억 달러를 투자한 상태다.
지난달에도 회사채에 130억 달러를 추가 투입했다. 이는 2015년 이후 최대 회사채 순매수 기록이다. 미국 정부의 신용도는 하락하는 반면 기업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 의회예산처(CBO) 자료를 보면 감세로 인한 향후 10년간 추가 재정적자는 3조4000억 달러 규모다.
미 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도 0.8%P로 10년 평균치인 1.2%P보다 낮다. 유로화 표시 회사채도 유사한 흐름이다.
신흥국에서 다국적 기업이 국채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다.
국채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 치솟으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채보다 회사채를 선호하는 현상에 주목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