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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벼랑 끝 석유화학 구조조정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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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벼랑 끝 석유화학 구조조정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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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그래픽=연합뉴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를 얼마나 갚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과 채무 이행의 안전도를 측정하는 데 사용된다. 통상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돈 기업을 한계기업이라 부른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한계기업 비중은 17.1%다. 17%를 넘기기는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한계기업 10곳 중 한 곳은 석유화학 업체다.
국내 한계기업 중에 석유화학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14%다. 2023년 3.5%에서 1년 사이 10%P 이상 늘어났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로 재무구조가 취약해진 탓이다.

이른바 범용 제품군에서는 중국에 뒤지고, 고부가 제품군에서는 일본에 밀리는 게 석유화학 업계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킨 요인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이로 인한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로 향후 석유화학 업계의 영업실적 개선도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특히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인한 석유화학 업계의 공급 과잉도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저수익성과 높은 재무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상황이다.

벼랑 끝에 몰린 석유화학 업계가 구조조정 논의를 시작한 이유다. 구조조정 방향은 설비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설비를 통합하는 수밖에 없다.

국내 10개 주요 기업도 정부의 선 자구 노력 요구에 따라 대규모 개편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도 석유화학 기업의 강력한 자구 노력을 전제로 적극적인 금융지원에 나선다는 원칙을 정했다.

금리 감면이나 상환 기간 연장을 비롯해 신규 대출 등 구체적인 금융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정부도 '선 자구 노력 후 지원' 원칙이다. 따라서 관건은 벼랑 끝에 몰린 석유화학 업계의 자율적인 구조조정 여부다.

국내 석유화학 생산능력의 약 18%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