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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부풀린 이익으로 호의호식 업체 세무조사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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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부풀린 이익으로 호의호식 업체 세무조사 받는다.

박영범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이미지 확대보기
박영범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A 사는 가공식품 제조 업체로,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을 핑계로 상품 가격을 크게 인상하고, 가족 회사인 원재료 제조업체로부터 원재료를 비싸게 매입하며 재료비를 과다 신고하고, 이익을 나누어 숨겼다 실제로 일하지 않는 친인척 임원과 가족을 가족회사 직원으로 허위로 올려서 인건비를 받거나, 사주 일가 소유의 토지를 분할하고 정리하는 개발비용도 모두 회사가 부담했다.

#B 사는 커피·음료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로, 커피 원두, 음료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로 상품 가격을 인상하고, 가족 회사인 원재료 공급 업체 원재료를 고가에 매입하고,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가맹점에 공급했다. 개업하는 가맹점으로부터 가맹비, 교육비를 받으면서 매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는 수법으로 매출을 누락했다. 가맹점과 공동으로 부담한 광고비를 가족 회사가 모두 부담한 것처럼 광고비를 과다 신고하고, 가족회사를 가맹점 인테리어 공사 업체로 지정하고 디자인 사용료를 지급하고 수입금액을 숨겼다.

#C 예식장은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의 웨딩홀과 뷔페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웨딩홀 인테리어 공사 이후 이를 핑계로 대관료, 식대를 크게 인상했다. 웨딩 업종과 무관한 가족 회사로부터 웨딩 관련 용역을 제공받은 것처럼 꾸며, 거짓으로 비용을 신고했다. 또 예식비, 식대는 예식 당일 축의금으로 주는 경우가 많은 터라 예식비를 현금으로 지불하면서 현금영수증 받지 않으면 할인해 주는 조건으로 현금 결제를 유도하여 수입금액을 숨겼다.

원재료 고가 매입, 용역비 과다 지급 수법으로 원가를 과다 신고하고, 사주 일가 부동산개발비를 회사가 대신 부담한 가공식품 제조 업체. 사진=국세청이미지 확대보기
원재료 고가 매입, 용역비 과다 지급 수법으로 원가를 과다 신고하고, 사주 일가 부동산개발비를 회사가 대신 부담한 가공식품 제조 업체. 사진=국세청

이들은 원자잿값,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져 가격을 불가피하게 인상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가 상승에 편승해 상품 가격을 과도하게 올려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그 이익으로 업체의 사주는 고급 아파트, 고가 스포츠카, 요트 등을 법인 자금으로 구매하고, 사주 일가는 이러한 재산들을 사적으로 누리면서 호의호식한 업체 들 중 일부 사례다. 국세청이 찾아낸 기업은 총 55곳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을 핑계 삼아, 변칙적 방법으로 원가를 부풀려 소득을 축소하면서도, 과도하게 가격을 올린 가공식품 제조·판매 업체 12곳, 농축수산물 납품·유통 업체 12곳,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14개, 예식·장례 등 경조사 업체 17곳이다.

국세청은 이들에 대해 지난달 25일부터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앞으로도 국세청은 원자잿값 상승 등을 핑계로 과도하게 가격을 올려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은 줄여 신고하는 업체들은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세무조사 등을 통해 검증할 방침이다.

최근 고금리, 고환율, 대미 관세 인상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생활비 부담 걱정을 많이 하는 국민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기업들도 원자잿값 상승과 임대료·인건비 상승 등 비용 증가에 고충을 겪고 있기는 마찬 가지다. 이럴 때일수록 정도 경영을 하고 고통 분담을 통해 경제 위기를 돌파하는 기업 경영인의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 성장에 보탬을 주는 일을 하면서 소득 탈루와 탈세로 '생활물가 밀접 업종 탈세자'라는 낙인을 스스로 찍을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박영범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