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간통은 더 이상 범죄의 영역이 아니므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민사상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처벌이 아니라 금전배상을 받는 것이다. 다만 불법행위로 인정되는 ‘부정행위’의 개념은 간통보다 포괄적이어서 반드시 성관계에 국한되지 않고 배우자 외 이성과의 부적절한 행위가 모두 포함된다. 따라서 불륜을 입증하는 방법도 다양하고 입증의 난이도도 낮아졌다.
범죄가 아니므로 부정행위의 입증에 있어서 굳이 사진이나 영상과 같은 직접증거가 필요치 않으며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를 추단할 수 있게 하는 모든 간접증거가 민사 책임을 묻는 데 있어서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륜 현장을 잡겠다는 집착으로 카메라촬영이나 위치추적, 도청,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위반 등으로 역으로 고소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두 사람이 있는 공간에 들어가서 촬영하면 주거침입죄와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성립된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가령, 배우자의 휴대폰 비밀번호를 해제하고 무단으로 내용을 열람하거나 이메일을 열람하는 것은 정보통신망법 비밀침해죄가 되어 형사처벌 받을 수 있지만, 민사 증거로 쓰이는 것은 가능하다.
물론 위법수집한 모든 증거가 다 채택되는 것은 아니고 법률의 규정에 의해서 증거능력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으며, 증명력 심사에 있어 자유심증주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법관의 재량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도 있다.
특히, 불법감청으로 취득한 증거는 형사재판, 징계절차 뿐만 아니라 민사재판에서도 효력이 없다. 이는 ‘법률의 규정’에 의해서 민사소송에서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경우이며, 이를 명시적으로 확인한 대법원 판례도 있다.(2021다236999, 2023므16593)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나 통화를 듣거나 녹음하는 불법감청을 금지하고 있으며, 동법 제4조에는 “불법감청으로 지득한 내용은 재판이나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대법원(2023므16593)에서는 통신비밀보호법 제4조의 규정에 의해서 불법감청으로 취득한 증거는 ‘민사소송, 가사소송’에서도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의 경우, 다른 증거만으로도 부정행위가 인정되어 원고 일부 승소의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민사, 가사에서의 증거능력 판단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결국 상간자 소송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자극적인 증거를 확보했는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수집된 증거인가’이다. 형사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확보한 증거가 민사재판에서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승소가 아니라 이중의 손해에 불과하다.
소송은 감정으로 하는 싸움이 아니라 전략과 법리로 풀어야 할 문제이다. 증거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효과가 확실하면서도 리스크 없는 방식으로 확보되어야만 의미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불륜의 책임을 묻기 위해 시작한 소송이 스스로를 법정에 세우는 결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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