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특히 가덕신공항은 건설비만 따져서는 안 된다. 도로·철도와 기반시설 확충, 장기적인 유지관리 비용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재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한정된 국가 예산의 우선순위는 부산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재정 효율성과 미래 경쟁력을 기준으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초기엔 10조 5,300억 원, 84개월 조건으로 추진됐었다. 그러나 해상 매립과 연약지반 안정화 등 높은 공사 난도로 현대건설은 안전과 품질 확보에 최소 108개월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공사기간과 사업 조건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현대건설의 사업 불참은 단순한 기업의 선택으로만 볼 문제가 아니다. 대형 국책사업에서 시공사가 공사 기간 현실성을 문제 삼았다면, 정부 역시 당초 일정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면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 안전과 품질을 희생하면서 공기를 맞추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책사업은 정치적 일정보다 경제성과 안전성이 우선돼야 한다. 특히, 국제공항처럼 수십 년간 운영되는 시설은 건설비만 계산해서는 안 된다. 도로와 철도 등 연계시설, 운영·유지관리비, 예상 이용객과 수익성까지 포함해 전체 생애주기 비용을 따져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도 중요하다. 특정 사업에 막대한 국가재정을 투입하면 그만큼 다른 교통망이나 산업, 연구개발, 복지 등에 사용할 재원이 줄어든다. 따라서 가덕도신공항이 충분한 경제적 편익을 창출하는지, 다른 사업보다 우선순위가 높은지 객관적 비교가 필요하다.
세계 대형 공항이 지역경제 발전의 촉매가 된 사례가 있는 반면, 예상보다 이용객이 적어 재정 부담을 키운 사례도 있다. 공항을 건설한다고 인구와 산업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공항과 항만, 철도, 산업단지, 배후도시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지역경제 효과가 커진다.
필자는 기존 김해공항 확장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한다. 과거 김해공항 확장은 약 3조 5,000억에서 4조 2,000억 원 규모로 검토한 바 있다. 현재 물가와 공사비를 고려한 대규모 확장에는 더 큰 비용이 필요하겠지만, 신규 공항과 비용 차이는 세밀하게 비교해야 한다.
필자의 가덕도신공항 재검토는 부산 발전을 포기하자는 뜻이 아니다. 한정된 재원을 부산 경쟁력 강화에 효율적으로 배분하자는 의미다. 항만·조선·해운, 금융, 관광, 연구개발, 첨단산업 등을 함께 육성한다면 국제공항에 의존하지 않는 균형 잡힌 지역경제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부산시장의 역할도 중요하다. 시장은 중앙정부나 특정 정치세력의 정책을 무조건 따르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의 세금과 지역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다. 과거 어느 정부가 추진했는지는 사업 타당성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현재 자료와 미래 전망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됐다는 정치적 배경 때문에 재검토를 주저하거나, 정치적 이유만으로 폐기하는 것 모두를 경계해야 한다. 부산시는 정치적 눈치보다는 독립적인 전문가 검증을 통해 최선의 대책을 찾고, 그 결과와 판단 근거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할 책임이 있다.
결국 가덕도신공항 논쟁의 핵심은 건설 자체가 아니라, 국가와 부산에 가장 큰 편익을 주는지의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미 투입된 비용이나 정치적 이유만으로 사업을 지속하거나 중단해서는 안 된다. 김해공항 확장이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이라면 방향을 바꾸는 용기도 필요하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