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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한국형 가업승계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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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한국형 가업승계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신한은행은 지난 8월 28일기술보증기금과 '기업승계·기술혁신 촉진을 위한 인수·합병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신한은행은 지난 8월 28일기술보증기금과 '기업승계·기술혁신 촉진을 위한 인수·합병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연합뉴스
60세 이상 경영자가 운영하는 국내 중소기업은 지난해 기준 236만 개 정도다.

이 중 67만5000여 개는 후계자를 찾지 못한 중소기업이다.

제조업체만 따지면 5만6303개사가 가업 승계를 포기한 상태다. 까다로운 승계 조건에다 상속·증여세율도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소기업 승계를 원하는 자녀의 비중도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그렇다고 외부 경영자에게 가업을 맡기기도 쉽지 않다.
후계자를 못 찾은 기업은 청산할 수밖에 없다.

특히 주조·금형·용접 등 뿌리 산업의 경우 후계자 없는 기업 비중이 37.3%에 이르렀다는 조사 결과도 있을 정도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중소기업 ‘대폐업 시기’에 접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이 무너지면 일자리 등 경제 전반에 주는 타격도 크다. 협력 업체에 매출 감소나 공급망 단절 등의 피해를 줄 우려도 크다.

수십 년간 축적된 공정 노하우와 숙련자의 기술도 사라지게 된다.
일본에는 100년 이상 가업을 이어가는 장수기업이 3만 개 이상이다.

독일에도 1만 개의 장수기업이 있다. 기업을 잇지 못해 폐업하거나 꼼수 상속을 위해 해외로 진출하는 한국의 현실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내년 7월부터 적용할 기업상속공제 개편안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그동안 가업 승계에 우호적이던 정책 기류가 매우 부정적으로 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피상속인의 경영 기간을 10년에서 30년으로 늘리고, 사후관리 기간도 두 배 연장한 게 대표적이다.

한국의 경우 가업 승계를 부의 세습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일본이나 독일이 가업 승계에 대해 유연하고 전향적인 시각을 가진 것과 대조를 이룬다.

한국보다 먼저 경영자 고령화를 겪은 일본의 경우 대를 잇는 것에서 기업을 잇는 승계로 전환한 상태다.

후계자 부재로 10년간 사라질 일자리 약 650만 개와 국내총생산(GDP) 약 22조 엔을 지키기 위해서다.

가업 승계를 규제로 단속할 게 아니라 지속적인 기업활동으로 바라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