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우동3구역 조합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안진회계법인이 국내 4위 건설사(시공능력 기준)인 대우건설의 3분기 실적보고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표명한 것이 같은 날 입찰마감한 우동3구역 수주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건설이 14일 장 마감 후 공시한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안진회계법인은 “공사 수익, 미청구(초과청구) 공사, 확정계약자산(부채) 등 주요 사안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증거를 제시받지 못했다”며 감사의견을 내지 않은 상태다.
이같은 의견거절은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이 재무제표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감사의견 거절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지난해 국내 4대 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이 코스피 상장기업에 낸 감사의견 506건 중 의견거절은 단 2건(0.4%)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4건에 대해서는 모두 ‘적정’ 의견을 냈다.
대우건설은 자료를 통해 안진회계법인이 ▲감사인의 요청자료 제공미흡 ▲준공예정원가율의 사내절차 준수 미흡 등으로 감사의견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안진이 최근 수주산업에 대한 회계기준 강화를 이유로 아주 엄격한 잣대를 적용, 감사의견을 거절했다"며 "이는 법정관리나 상장폐지 기업에게나 해당되는 것으로 매우 당황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우건설 주가는 요동쳤다. 지난 15일 대우건설 주가는 전날보다 13.67% 하락한 5810원에 거래를 마친 상태다.
이와 함께 같은날 대우건설이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참여한 우동3구역 수주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동3구역은 건설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슈사업지로 최근 부산이 전매제한 지역에서 빠지면서 수주전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해당 사업지는 동의서 문제 등으로 조합설립 취소 소송에 휘말리면서 사업이 상당히 지연된 상태로 4번의 시공자 선정과정을 거치면서 조합원 내에서 빠른 사업추진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우건설 매각이 진행되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 불안해 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중에 입찰마감 바로 전날, 회계법인의 '의견거절' 이슈가 터짐에 따라 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상당한 타격을 받은 상태다.
이에 따라 수주전 과정에서 대우건설의 재무 안전성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를 검찰이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라 대우건설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태다. 대우건설이 제대로 된 감사보고서를 내놓을 때까지 주식시장과 수주현장에서는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매각 과정에서도 대우건설이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은 상태다. 회계법인의‘의견 거절’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기업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도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안진회계법인이 문제삼은 미청구공사와 초과청구공사이 뇌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공사미수금인 미청구 공사의 경우 조선업과 건설업 등에서 부실을 보여주는 징표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동3구역 내에서는 대우건설 재무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대우건설 본사에서도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수주영업인력이 이같은 의혹을 해소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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