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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공사부터 커피서빙까지...공기업도 '로봇 도입'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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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공사부터 커피서빙까지...공기업도 '로봇 도입' 속도 낸다

건설연, 교량용 '거더 원격 정밀 거치 로봇' 개발...추락 인명사고 원천 차단
한전·수자원공사·LX공사, 드론 활용 활발...중부발전, 발전소 방역로봇 개발
도로공사 고속도로 휴게소 커피서빙 로봇, 인천공항공사 음성안내로봇도 인기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이 개발한 교량 건설용 '거더 원격 정밀 거치 로봇' 모습. 사진=건설연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이 개발한 교량 건설용 '거더 원격 정밀 거치 로봇' 모습. 사진=건설연
제조현장에서 일반가정까지 로봇 기술이 일반화된 지 오래다.

산업현장에서는 생산성 향상과 작업안전도 제고 등 목적으로, 가정에서는 첨단 IT기술과 어우러져 주거환경 편리함과 디지털사회 초연결성의 극대화를 위해 로봇이 빠른 속도로 확산 보급되고 있다.
마침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30일까지 '2021 로보월드' 박람회가 열려 국내외 로봇 산업과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국내에선 민간기업들이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로봇 관련 신기술과 응용 시스템의 연구개발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공기업들도 민간에 뒤질세라 국가기간시설 건설·유지 관리와 대국민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로봇을 투입하고 있으며 신기술 개발과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건설연, 교량건설 추락사고 원천차단 '무인 시공 로봇' 개발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은 교량 건설현장에서의 추락사고를 막을 수 있는 '거더 원격 정밀거치 로봇'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

거더(교량의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는 상판구조) 원격 정밀거치 로봇이란 '교량 원격 무인화 시공 기술'을 활용해 사람을 대신해 교량용 거더를 설치하고 교각을 시공할 수 있는 원격 제어 로봇을 말한다.

이 로봇은 높은 곳에서 이뤄지는 고소작업에 인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추락 등 인명사고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다.

교량용 거더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크레인으로 운반된 거더를 예정된 위치에 자리 잡도록 거더의 위치를 정밀하게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현재는 작업자가 교각 위에서 거더를 직접 손으로 밀고 당기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건설연이 개발한 '거더 원격 정밀 거치 로봇'은 원격제어 시스템을 통해 로봇이 교각 위에서 거더의 위치와 방향을 조정할 수 있다.

작업의 종류에 따라 로봇용 작업 도구를 로봇팔에 탈부착해 사용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콘트리트를 다지는 작업, 미리 제작된 철근망을 잡아서 위치를 조정하는 작업, 철근을 연결하는 작업 등을 수행할 수 있다.

건설연 김병석 원장은 "건설노동자의 고령화가 심각하고 숙련노동자 확보가 어려운 국내 건설 환경에서 원격 제어 로봇은 건설재해를 줄일 수 있는 기술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 등 드론 활용 활발...고속도로 휴게소 커피판매 로봇, 공항 음성안내로봇도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운영 중인 커피제조 로봇 모습. 사진=한국도로공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운영 중인 커피제조 로봇 모습. 사진=한국도로공사


대표 로봇 분야인 드론은 토지·댐·공항·발전소 등 주요 국가 인프라를 운영하는 공기업들이 각각 업무특성에 맞는 기능을 접목해 이미 널리 활용하기 시작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디지털뉴딜 사업의 하나로 '스마트 댐 안전관리' 사업에 착수, 드론에 디지털 트윈,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댐 안전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기존에는 대청댐 등 관리대상 댐 37곳에서 작업자가 직접 줄에 매달려 댐 벽체 등의 손상 여부를 육안으로 점검했지만, 드론을 활용해 균열, 누수 등 손상 여부를 보다 정밀하게 점검함은 물론 인명사고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지적조사 등 전국 토지정보 작성·관리를 총괄하는 한국국토정보공사(LX공사)는 드론 활용에 더 적극적이다.

LX공사는 드론을 활용해 도시·농경지·하천은 물론 사람이 직접 조사하기 힘든 섬 등도 포함한 정밀한 3차원 디지털 국토정보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LX공사는 내년 전북 남원시에 'LX드론활용센터'를 설립해 국내 드론 인력 양성의 주축기관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LX드론활용센터는 드론 비행교육장, 이착륙시설, 관제센터 등 교육시설을 갖추게 되며 내년 착공해 2023년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한국전력은 송전선로를 따라 자동으로 비행하면서 전력설비를 점검하는 '송전선로 순시점검 드론', 지하 전력구를 따라 자율주행하면서 지하의 송전설비를 자동 점검하는 '터널식 전력구 순시로봇' 을 개발했다.

한전은 이 로봇들을 다음달 3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하는 '빛가람 국제전력기술 엑스포 2021(빅스포 2021)'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건설·시설물 관리 현장은 물론 일반 대국민 서비스에 로봇을 활용해 비대면 시대에 부응하는 동시에 고객의 관심과 호응을 얻고 있는 공기업들도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4월부터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방향 화성휴게소 등 4곳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조리·서빙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이 로봇은 커피를 만들고 4~5종의 피자·튀김 요리를 조리하며 미리 입력해 둔 동선을 따라 움직이며 서빙까지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도로공사는 이용객의 호응에 따라 조리·서빙 로봇을 다른 휴게소로 확대할 방침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공항 안내로봇 '에어스타'를 도입한데 이어 지난 7월 국내 공항 최초로 소독·방역안내 로봇을 도입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배달 로봇, 화물운송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등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중부발전은 저탄장, 전기실 등 밀폐공간과 취수구 등에서 작업할 수 있는 '발전소 지능형 안전로봇'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중부발전은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해 발전소 제어실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역로봇도 조만간 도입할 계획이다.

중부발전 김호빈 사장은 "위드코로나 시대 로봇기술 중요성은 한층 부각되고 있다"며 "산업재해예방,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등 로봇 도입을 통해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