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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량 2년새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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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량 2년새 급감

대출규제·금리인상에 서울·인천 올해 처음 매매건수 1만건아래··· 아파트 경매시장도 침체

전국 아파트 매매 시장이 2년 새 극과극의 대조를 보이고 있다.

31일 연합뉴스가 한국부동산원 발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 일자 기준)는 18만4천134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같은기간 기준 가장 적었다.
연도별로 6월까지 아파트 매매량이 20만건을 밑돈 것은 올해와 2019년(19만8천182건) 두 차례 뿐이었다.

특히 상반기 기준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는 역대 최다였던 2020년(45만2천123건)과 비교시 59.3%나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은 4만8298건에서 9931건으로 79.4%, 인천은 3만9911건에서 7928건으로 80.1% 나 각각 급감했다. 서울과 인천에서 상반기 아파트 매매 건수가 1만건을 밑도는 것은 올해 처음이다. 경기도도 14만9511건에서 3만5549건으로 76.2% 나 줄었다.

2020년 상반기는 사상 처음 기준금리가 0%대에 달하는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고 시중에 자금 유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풍부한 시기였다. 당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월에 0.50%p(포인트) 낮추는 '빅 컷'(연 1.25%→0.75%)단행에 이어 불과 2개월 만인 5월에도 0.25%p 추가 인하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피해가 예상보다 크고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 같은 초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자금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해 아파트 매매 건수도폭증하고, 가격도 대폭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 되자 아파트 매매 시장 상황도 2년 만에 바뀌었다.

한은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50%p 올리는 '빅 스텝'(연 1.75%→2.25%)을 사상 처음 단행했다. 특히 기준금리의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한 관측도 있다 보니 아파트 매수 심리 위축세는 계속되고 있다.
서울 주택 유형별 매매 현황에서도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28.4%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저치였다.

매매 급증과 가격 폭등에 따른 불안감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를 통해 아파트 매수에 나섰던 2030 세대의 '패닉 바잉'(공황 구매)도 올해 들어 잦아들었다.

부동산원 아파트 매매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매 비중은 35.9%였다. 이 비중은 2020년 상반기 34.6%에서 2020년 하반기 40.2%로 처음 40%를 넘은 뒤 지난해에도 상반기(41.4%)와 하반기(42.0%) 연속 40% 이상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고물가와 금리 인상,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젊은 층의 매수세가 약해진 것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금리가 언제까지 얼마나 오를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아파트 매수 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다음 달부터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최대 80%로 확대되고, 대출 한도도 6억원까지 상향되지만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매매 시장과 더불어 부동산 시장의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아파트 경매 시장도 침체 수렁에 빠졌다.

이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26.6%로 2008년 12월(22.5%)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경기(45.6%)와 인천(31.3%)의 낙찰률도 올해 들어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수도권 전체 아파트 낙찰률은 38.1%로 곤두박질쳤다.

경매 평균 응찰자 수 역시 전국(5.8명) 단위는 물론 서울(3.0명), 인천(4.5명) 등에서 올해 들어 월 기준 가장 적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를 뜻하는 낙찰가율도 이달 전국 90.6%, 수도권 93.4%를 기록해 각각 1년 10개월,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아졌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한동안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 며 "내 집 마련 수요자는 자금 여력이 되는 범위에서 진입을 고려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정가격이 높아진 상황이니 보수적인 접근은 필요하다"며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호가나 실거래가는 떨어진 상황인 반면 경매 시장의 감정가는 대부분 작년 상승장에서 매겨진 가격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