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사장은 올해 중동뿐 아니라 아시아와 북미 지역 등을 방문하며 해외수주와 신사업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미랄 프로젝트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내며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13조1944억원, 영업이익 3971억원, 당기순이익 36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7%, 14.5%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36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감소했다.
사우디 네옴 러닝터널,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폴란드 올레핀 확장공사 등 국내외 대형 공사가 본격화하고 국내 주택부문 실적이 반영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현저한 증가세를 보인 것이 실적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하반기에도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해외 대형 플랜트 현장 매출 본격화와 국내 주택사업의 견고한 매출 증가로 연간 매출 목표인 25조5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라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연결기준 상반기 신규 수주는 20조7270억원으로 이미 연간 수주 목표인 29조900억원의 71.3%를 달성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상반기 현대건설 해외 수주액은 11조42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68.3% 증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미랄 패키지 1·4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 영향이 컸다.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대비 7.8% 상승한 95조2852억 원으로 약 4.5년 치 일감을 확보했다.
윤영준 사장은 지난 2021년부터 현대건설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도시정비사업을 포함한 국내 수주실적은 해마다 목표치를 뛰어넘은 반면 해외수주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과를 냈다.
윤 사장은 별도기준 해외수주 목표를 지난 2021년 6조원, 2022년 5조6000억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2021년 3조6000억원, 2022년 2조9000억원을 수주해 2년 연속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이미 상반기 만에 목표 수주금액의 71.3%를 달성했고 하반기에도 굵직한 수주가능 물량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아미랄 프로젝트는 현대건설뿐 아니라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아미랄 프로젝트 공동 수행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대건설이 주간사인 만큼 지분율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올해 수주 파이프라인이 있는 국가들을 직접 방문해 적극적 영업활동에 나서고 있다. 계약이 유력한 곳도 점검할 뿐 아니라 장기적 해외사업을 위한 포석도 마련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아랍에미리트(UAE) 경제사절단에 동행했고 이어 2월에는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가 계획하고 있는 푸자이라(Fujairah)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사업 수주를 위해 현장을 방문한 바 있다.
이런 윤 사장의 행보는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고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회사의 신뢰를 높이는 방법이고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여줬던 경영방식이기도 하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