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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빌라·오피스텔 전세시장…“임대인 파산, 임차인 피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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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빌라·오피스텔 전세시장…“임대인 파산, 임차인 피해 가중”

올해 1~8월 다세대·연립 전세거래량 24% 감소…아파트 10%↑
“전세가율 기준, 주택가격 90%로 강화…보증금 미반환 사고 급증”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빌라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빌라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전세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임대인의 고충도 심화하고 있다. 올해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10% 가까이 증가했지만, 다세대, 연립은 2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아파트 시장에서 전세가율 하향 조정과 기존 임차인 이탈 등으로 임대인의 파산이 늘어나면 임차인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다세대·연립 전세거래량은 4만7612건으로 전년(6만3204건) 같은 기간보다 24.7% 감소했다.

오피스텔 역시 2만1882건에서 1만7932건으로 18.1% 줄었다. 반면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10만157건에서 10만9893건으로 9.72% 증가했다.
지난 5월 정부는 전세 사기 예방을 위해 반환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강화했다. 기존 공시가격의 150%까지 주택가격을 산정했지만, 지난 5월부터는 공시가격의 140%, 주택가격의 90%까지 보증 요건을 강화했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문턱을 높여 깡통전세 계약 유도, 무자본 갭투자를 방지하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대책이다.

이에 따라 공시지가 126%(140%X90%)까지만 전세 보증이 가능해졌다. 게다가 빌라는 공시가와 실거래가의 괴리가 크고 지난해보다 전국 평균 공시가격은 18.6% 정도 하락해 전세 보증 가입 요건은 더 까다로워졌다.

당시 정부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 때 전세가율을 일정 비율로 제한하면 전세가가 매매가를 넘거나 깡통전세가 되는 것은 막아 선량한 임차인이 보호받을 수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전세 대신 월세나 반전세를 유도해 전세 사기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비아파트 기피 현상으로 역전세난이 발생하면서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임대인들은 파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수요가 급감하고 기존 전세 임차인들의 이탈도 심화하기 때문이다.
일부 임대인들은 126%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22일 임대인 50여명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부 임대인들은 집단 소송을 위한 소송단도 모집하고 있다.

전세가율 하향 조정으로 전세금 미반환 사고가 급증하고 선량한 임대인의 파산과 기존 임차인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는 게 임대인들의 설명이다.

전국임대인연합회 관계자는 “정부에서 전세 사기 예방책으로 내놓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의 한도축소정책은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임대인 스스로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주택가격 산정기준이 10여년전 전세가격이라 할 수 있는 공시가격의 126%로 하향 조정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헀다.

최근 정부는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위해 건설자금·보증 지원, 공유 차량 활용 조건의 주차장 확보 기준 완화, 청약에서 무주택자로 간주하는 소형주택 범위 확대 등의 지원대책을 내놓았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소장은 “공공의 역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는 다주택자와 법인이 임대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아무리 선한 정책이라도 피해를 보는 이가 있다면 정책의 방향성을 주의 깊게 살펴 봤야 한다”고 말했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