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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거래량 역대 최소 '수난시대'…아파트 전셋값 상승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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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거래량 역대 최소 '수난시대'…아파트 전셋값 상승 '부채질'

올해 9월까지 전국 빌라 거래량 전년 대비 41.5%↓
매매거래, 빌라 40%대 감소…아파트는 30% 증가
“빌라, 공급자도 매수자·임차인도 기피 시장 전락”
서울 빌라 전·월세 월간 거래량이 35개월 만에 최소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용산구 빌라 전경.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빌라 전·월세 월간 거래량이 35개월 만에 최소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용산구 빌라 전경. 사진=뉴시스
빌라의 '수난시대'다. 전세 사기와 역전세난 등의 여파로 전국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의 매매 거래량이 급락하며 빌라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증가하며 전셋값을 자극하고 있다. 전세금을 제대로 돌려받기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13일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부동산거래현황'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 빌라(다가구·다세대·연립) 매매 거래량은 6만9417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지난 2006년 이후 최저치다.

지난 2021년 1∼9월 18만8561가구였던 빌라 거래량이 지난해 11만8664가구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는 3분의 1 수준인 6만가구로 급감했다. 이에 올해 연간 빌라 매매거래량이 처음으로 10만건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 주택 거래량에서 빌라가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1∼9월 기준 16.4%로 낮아졌다.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28.4%)보다 12%p나 낮아졌다.
반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늘었다. 올해 1∼9월 기준 31만6603건이 거래돼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0% 정도 증가했다.

한편 거래량이 하락한 빌라의 경우 전월세 거래도 서울을 중심으로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다세대·연립 등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8629가구로 지난 2020년 11월(8381가구)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세대·연립 전·월세 거래량은 계속해서 매월 1만건 이상을 유지했으나 지난 9월부터 1만건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 1∼10월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10만9338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8% 감소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10월 22만4495가구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5% 정도 늘었다. 특히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량은 11만4962건으로 지난 2011년(1∼10월 기준) 이후 최대 규모다.
서민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빌라는 현재 공급자도, 매수자·임차인도 기피하는 시장이 됐다. 아파트와 빌라 거래가 양극화하면서 전세난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아파트와 빌라 전세가는 통상적으로 비슷한 흐름을 보이지만 지금처럼 아파트 전셋값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빌라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빌라가 아파트 대체 주택과 주거 사다리 역할을 묵묵히 해왔지만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 전세 수요 급감으로 빌라 공급 물량이 줄어들고 가격이 하락하면서 노후 불량 주택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1∼9월 서울 다세대주택 건설 인허가 물량은 1만349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2천530가구)보다 무려 73.4%나 낮아졌다. 1∼9월 착공 물량 역시 3167가구로 74.4% 줄어들었다.

전세금을 제대로 돌려받기 위한 안전장치가 없는 이상 전세 수요자들이 아파트로 몰리는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임차인 안전장치를 강화하기 위해선 경매 때 임대보증금의 배당 순위가 국세·지방세보다 앞서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아파트는 권리 분석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빌라는 ‘깜깜이’ 계약”이라며 “선순위인 임차인이 얼마나 있는지, 보증금 총액은 얼마인지 알기 어려운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