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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가스요금 산업용 7.2% 인상…주택·일반 민수용은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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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가스요금 산업용 7.2% 인상…주택·일반 민수용은 동결

가스 수요 많은 겨울철 요금 동결, 가스공사 재정적 부담 가중
민수용 원료비 상승분 부담...예상 미수금 13조원 웃돌 듯
“장기적으로 국가 에너지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 우려

12월 산업용 가스요금이 7.2% 오르고 민수용은 동결됐다. 서울 도심 밀집 지역 우편함의 도시가스 요금 청구서.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12월 산업용 가스요금이 7.2% 오르고 민수용은 동결됐다. 서울 도심 밀집 지역 우편함의 도시가스 요금 청구서. 사진=뉴시스

이번 달부터 산업용 가스요금이 7.2% 인상된다. 하지만 난방수요가 본격적으로 높아지는 겨울철에 주택 등 민수용 가스요금이 동결되면서 한국가스공사의 재정적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부채비율이 500%에 달하지만 고물가 상황 지속과 내년 총선 등의 영향으로 내년 1분기 가스요금 조정 역시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가스공사의 미수금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1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이날 기준 도시가스용 천연가스 도매가격은 산업용 겨울철 원료비가 메가줄(MJ) 당 18.4370원으로 전월(17.2038원)보다 7.2% 올랐다. 도매공급비용은 현행1.6783원이 유지되며 총 산업용 가스요금은 20.1153원이 됐다. 국제유가와 환율에 연동된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에 원료비 인상분이 반영된 수치다.

반면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MJ 당 19.4395원으로 동결됐다. 주택용과 일반용을 포함하는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은 정부가 민생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동결했다.

이에 따라 산업용과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의 차이는 전월 0.5574원에서 0.6758원으로 벌어졌다. 민수용 가스요금이 동결되면서 난방수요가 증가하는 겨울철 가스공사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는 또다시 민수용 원료비 상승분을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도시가스 민수용 미수금이 12조5202억원에 달해 재정 건전성이 악화한 상태다. 연말까지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애초 가스공사가 예상했던 13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커졌다.

자본잠식 상태인 가스공사는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이 500%에 달한다. 가스요금 인상 없이는 미수금 해소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미수금은 가스를 원가 이하로 팔아서 생긴 일종의 영업손실이다. 장부상으로는 흑자로 잡힌다. 추후 요금에 반영해 받을 수 있지만 미수금이 쌓일수록 자금 흐름이 막힐 수밖에 없다.

실제로 가스공사는 자금 여력이 부족해 회사채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미 3분기 기준 발행 잔액이 29조4010억원으로 발행 한도(39조8901억원) 턱밑까지 차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애초 가스공사의 미수금을 해소하기 위해 도시가스 요금을 올해 MJ 당 2.6원 올려야 한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올해 인상된 도시가스 요금은 2분기 MJ 당 1.04원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도 내년 1분기 가스요금 조정 역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 1분기에 가스요금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이달 안에 요금 조정안을 결정해야 하지만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고물가 상황이 지속하며 사실상 가스요금 인상은 무산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부는 이번 민수용 요금 동결 이유로 국민 부담 완화를 내세웠지만 에너지 업계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 민수용 가스비 동결은 가스공사에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가스공사의 재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수용 가스요금 동결로 가스공사의 재무구조가 악화해 투자 여력이 줄어들고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에너지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