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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나루의 아침] 대통령도 택한 근저당 거래, 정책과 현실의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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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나루의 아침] 대통령도 택한 근저당 거래, 정책과 현실의 '간극'

이진성 부동산·공기업 팀장(부장)이미지 확대보기
이진성 부동산·공기업 팀장(부장)
부동산 정책은 숫자로 평가되기 전에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국민이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느끼는 순간 설득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아파트 매도 과정에서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은 다시 한번 정책과 현실의 간극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물론 근저당권 설정 자체가 특별한 일은 아니다. 민법과 부동산 거래 관행 안에서 흔히 활용되는 담보 방식이다. 매수인이 잔금을 한꺼번에 마련하기 어려울 때 매도인이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근저당을 설정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이번 거래 역시 대통령실은 적법한 민사상 거래였으며 법률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핵심은 적법성보다 정책적 상징성에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가계부채 관리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이유로 금융 규제를 강화해 왔다. 과도한 레버리지를 억제하고 투기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정책 목표는 분명하다. 하지만 정책은 의도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정책이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 때문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거래를 성사시키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가족 간 자금 차입은 물론이고 매도인이 일정 기간 신용을 제공하는 거래도 나타난다. 이는 시장이 규제를 회피한다기보다 규제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의 거래는 하나의 상징적 장면으로 읽힌다. 대통령 개인의 선택을 문제 삼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최고 정책 결정권자의 거래가 현재 부동산 금융 환경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실수요자는 보호하고 투기는 차단한다"는 원칙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실수요자일수록 대출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충분한 소득과 상환 능력이 있어도 대출 한도에 막혀 계약을 포기하거나 거래 시기를 늦추는 사례가 이어진다. 반면 자산이 많거나 다양한 금융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다. 규제가 의도와 달리 시장 참여자 간 격차를 확대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논란 역시 '대통령의 거래가 적법했느냐'에 머물러서는 생산적인 논의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왜 정상적인 거래 과정에서 이러한 방식이 선택됐는지, 현행 금융 규제가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부동산 시장이 규제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장이 규제를 피해 새로운 거래 방식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면 정부는 겸손하게 현실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

정부는 더 이상 "적법한 거래"라는 설명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왜 이런 거래 방식이 선택될 수밖에 없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장이 정책을 우회하기 시작했다면 이제는 '시장 탓'보다는 정책의 부작용을 먼저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다.

이진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roj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