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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금융비용·미분양 '3중고' 건설사…산재 과징금까지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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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금융비용·미분양 '3중고' 건설사…산재 과징금까지 부담 가중

내년 4월부터 산재 사망 3명 이상 기업에 영업이익 최대 5% 과징금
적자 기업도 최대 30억원 부과 가능…중견·중소 건설사 부담 우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6일 부산의 건설현장을 방문해 붕괴·매몰사고를 예방하는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6일 부산의 건설현장을 방문해 붕괴·매몰사고를 예방하는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증가, 지방 미분양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에 산업재해에 대한 경제적 제재까지 강화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제도 강화에는 공감하면서도 건설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과도한 경제적 책임이 더해져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경영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노동자 3명 이상이 사망한 기업에 영업이익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내년 4월 28일부터 시행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7일 공포한 개정안은 사업주가 법정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법 시행일부터 1년 동안 노동자 3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사망할 경우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의 5%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운 기업이나 영업이익의 5%가 3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에도 최대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과징금은 위반 정도와 사망자 수, 기업 규모, 재발 방지 노력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사망사고가 반복되는 건설업체에 대해서는 정도에 따라 사업 등록 말소나 취소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에 직접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현장 안전관리 책임도 강화된다.

문제는 건설업계의 경영 여건이 좀처럼 개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8.74로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했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 원가가 높아졌지만 이미 계약한 공사의 경우 늘어난 비용을 공사비에 반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약한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금융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서는 착공과 분양일정이 늦어지면서 이자비용이 누적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와 달리 신용도와 자금조달 능력이 불리한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금융비용 상승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지방 미분양 역시 건설사의 자금 사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9134가구로 전월대비 1.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2만8080가구에 달한다.

미분양이 장기화되면 분양대금 회수가 늦어져 사업비 대출 상환과 공사비 지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건설사들의 자금이 묶여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신규 사업에 투자할 여력도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인력과 시설 투자, 교육 및 관리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건설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자체 안전관리 조직과 재무적 여력을 갖추고 있지만,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사정이 다르다. 공사 물량 감소와 원가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안전 관련 고정비용까지 늘어나면 경영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산업재해 예방이 최우선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실제 중견 건설사부터 대형사까지 대표이시까지 건설현장을 검검하며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강조하고 있다.

다만 건설업은 여러 사업장에서 다수의 협력업체가 동시에 공사를 수행하는 구조인 만큼 사고 발생 경위와 원·하청의 책임 범위, 기업의 안전관리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공공사의 안전관리 비용을 현실화하고 적정 공사기간을 보장하는 한편 중견·중소 건설사를 대상으로 안전시설 설치와 전문인력 확보, 협력업체 안전교육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업재해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경제적 제재만으로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들 수는 없다."며 "건설사들이 안전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공사비와 사업 여건을 개선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