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한때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던 뉴욕의 국제 유가가 하락했다. 미국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20달러(0.25%) 하락한 배럴당 80.4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후 선물 거래에서도 약세기조이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부족에 따른 불안에 이어 수요 부진 우려가 유가의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에너지 전반에 대한 넘치는 수요에 유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미국 원유 셰일 가스 생산업체들은 증산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의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며 국제 원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원유 수급 상황은 불균형한 상태다. 지난해 4월 '대봉쇄' 사태로 유례 없는 '마이너스(-)' 유가 상황을 맞은 주요 산유국들이 'OPEC+'에서 하루 1000만 배럴가량의 대대적인 감산을 단행한 결과이다. 이후 OPEC+는 점진적으로 감산 규모를 줄이고 있지만, 유가 급등세와 백악관의 요청에도 증산 속도를 늘리고 있지는 않다.
미국 셰일업계 역시 백악관의 압박에도 이미 3개월 가까이 증산을 주저하고 있다. 미국 셰일 업계에는 지난해의 유가 폭락으로 인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생산 비용이 비싼 셰일 석유의 경우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손해가 막심해진다. 이런상황에서 미국 셰일 업체들은 최근의 고유가 상황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지난해 손실분에 대한 부채 탕감과 주주 보상에 사용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 규제와 함께 올해 원자재·연료·인력 비용이 올라 시추 비용이 크게 상승한 것이 셰일 가스 생산량 증대를 어렵게 하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