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비은행권 부문 강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비은행 부문 핵심인 증권사 인수 속도는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이 공시를 통해 밝힌 우리종합금융·우리벤처파트너스에 대한 자회사 편입 추진에는 소액주주의 반발까지 겹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측은 자기자본 3조원 넘는 중형급 이상 증권사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200%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할 수 있어 해당 자금을 통한 추가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더욱이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계열 증권사와 보험사를 갖고 있지 않아 비은행권 사업 강화가 필수적이다.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설이 돈 것은 꽤 오래된 일이지만, 특히 지난 3월 임 회장이 취임한 후 더욱 주목을 끌었다.
민관을 두루 거친 임 회장은 과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있을 당시 NH투자증권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인물이다.
증권가에서는 한때 우리금융이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한양증권 등에 손을 뻗었다가 실패했다는 소문도 나돌 만큼 다양한 증권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반면 상황은 녹록지 않다. 과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재임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져서다.
최근 우리금융을 비롯해 OK금융그룹, JB금융그룹 등 여러 금융사에서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며 증권사들의 몸값이 불어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초 우리금융은 매물이 나타나지 않으면 모바일 기반 증권사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임 회장 취임 후에는 인수 쪽으로 방향이 기울었다.
임 회장은 취임 후 새로 증권사를 세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한편 인수합병(M&A)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게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임 회장의 증권사 인수 고집이 비은행권 강화 계획에 부득이한 지연을 야기하며 우리금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소형급 증권사 인수에 성공한다고 해도 해결 과제는 남아있다. 이미 발행어음이 가능한 우리종합금융의 존재 이유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금융은 최근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 완전 자회사 편입 계획을 밝힌 이후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마주하고 있다.
특히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주들은 합병비율 및 교환가액 산정 등에 대한 비판과 함께 거듭 반대 의사 개진을 위한 단체행동을 이어 나가는 중이다.
김보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eepi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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