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들 슈퍼리치들이 주목하는 종목은 가치주나 배당주가 아닌 성장주다. 주가 상승 여력이 큰 종목 위주로 투자를 집중 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가치가 크게 오른 전기차·2차전지(배터리) 업종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고액 자산가 중 50.7%는 성장주 투자 선호 경향을 보였다. 이어 가치주 26.1%, 배당주 15.9%. 테마주는 7.2% 순으로 선호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SNI·법인전략담당 이사는 "불안한 경제 상황이 진정되자 슈퍼리치들은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수익 기회를 늘리려는 경향을 보인다" 며 "그런 성향이 주식투자방식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고 말했다. 실제, 고액 자산가들의 경우 인플레이션으로 돈의 가치가 하락할 때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에 대한 고민을 한다. 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큰 성장주 위주로 투자를 하는 경향을 보인다.
삼성증권이 펼친 설문 조사에서도 슈퍼리치 10명 중 6명은 주식·펀드 등 금융상품 투자로 자산 증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올 한 해 기대하는 세후 실질 수익률의 경우, 코스피가 14%가량 오른 상황을 전제로 10~15%를 전망한 슈퍼리치들이 29.6%로 가장 많았다. 5~10%와 3~5%를 기대한다는 응답자도 각각 16.7%에 달했다.
슈퍼리치들은 향후 가장 유망할 주식투자 업종으로 전기차·2차전지(43.5%)를 꼽았다. 올해 포스코홀딩스·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밸류체인(가치사슬) 관련주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기업가치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성장성에 걸맞게 주가가 올랐다는 의견도 36.1%나 달했다.
일선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도 슈퍼리치들이 2차전지 종목 중 포스코홀딩스·에코프로를 선호하는 경향이 돋보였다고 밝히고 있다. 슈퍼리치들의 뭉칫돈이 2차전지 종목에 계속 유입되면서 올해 주가를 급격히 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2차전지를 제외한 슈퍼리치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반도체주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이수페타시스가 있다"며 "슈퍼리치들은 미국 증시 종목 중에선 테슬라·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바이오(10.1%) 경기소비재·유통(7.2%) 신재생에너지(7.2%) 업종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리치들 44.4%는 연말 코스피가 현재보다 상승해 2600~2800에서 마감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보다 하락한 2400~2600에 머물 것이란 의견도 34.3%였다. 2800 위로 오를 것이란 전망도 8.3% 였다.
슈퍼리치들은 향후 가장 유망한 투자 시장으로 미국 증시 (57.4%)를 꼽았다. 미국증시는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과 높은 배당성향으로 주주환원율이 높아 매력적이란 것이다. 아울러 베트남·인도 등 고성장이 기대되는 신흥국 시장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슈퍼리치들은 중국 시장의 투자 매력도에 대해선 대부분이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 반 만해도 중국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국 증시도 급격히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다소 리스크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뛰어난 수익률이 기대되는 신흥국 지수 상품을 분할 해 매수하는 것이 현재로선 더 낫다고 슈퍼리치들이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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