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옵션 포기에 'SK' 신뢰 흔들

SK스퀘어는 지난 2018년 FI들로부터 5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하는 과정에서 콜옵션과 드래그얼롱 조항을 설정했다. 5년 후 11번가가 상장을 하지 못한 경우를 대비한 조치다. 콜옵션은 SK스퀘어가 FI가 보유한 11번가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이며 드래그얼롱은 FI들이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보유한 11번가 지분을 동반 매각할 수 있는 조건이다.
SK스퀘어의 콜옵션 행사 포기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SK’라는 간판이 있는 만큼 FI들이 보는 시선이 일반 투자대상과는 다른 탓이다. 최악의 경우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SK스퀘어가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여타 자회사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1번가 사례와 유사한 조건으로 거래를 한 탓에 ‘콜옵션 포기’ 가능성이 여타 자회사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SK스퀘어의 콜옵션 포기로 11번가가 강제 매각 수순을 밟는 것은 해당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다는 것을 뜻한다. 쉽게 말해, 매각 진행 시 적정 가치 대비 낮은 가격에 거래가 형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단연 SK스퀘어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SK스퀘어는 지난 2021년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 돼 출범했다. 투자전문지주회사를 표방하며 성장을 약속했지만 이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여타 주력 자회사들의 현황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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