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서클이 신탁은행 인가를 신청해 스테이블 코인을 전통적인 금융에 접목하려는 사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해당 인가를 승인할 경우, 서클은 자체 준비금을 보관·관리하고, 기관 고객을 위한 암호화폐 자산 보관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다만, 해당 면허는 전통적인 은행과 달리 현금 예금 수취나 대출 기능은 포함하지 않는다.
제레미 알레어 서클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서클은 오랫동안 신뢰, 투명성, 거버넌스, 규제 준수 측면에서 최고 기준을 추구해 왔다”면서 “상장기업이 되는 것이 그 일환이었고, 전국 신탁은행으로 전환하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밝혔다.
서클이 설립하려는 전국 신탁은행의 명칭은 ‘퍼스트 내셔널 디지털 커런시 뱅크(First National Digital Currency Bank, N.A.)’가 될 예정이다.
현재 미국에서 전국 신탁은행 인가를 보유한 암호화폐 플랫폼은 앵커리지 디지털(Anchorage Digital)이 유일하다.
서클은 미국 달러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발행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통상 1달러와의 고정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로, 트레이더들이 암호화폐 간 자금을 빠르게 이동할 때 주로 활용된다. 스테이블코인은 최근 몇 년 사이 사용량이 급증했으며, 지지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실시간 결제 수단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서클의 준비금은 단기 미국 국채, 익일물 국채 환매조건부채권(레포) 및 현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자산은 뱅크오브뉴욕멜론에 보관되고, 블랙록에 의해 운용되고 있다.
알레어 서클 CEO는 새로 설립될 신탁은행이 USDC 준비금을 직접 관리할 예정이지만, 일부 준비금은 주요 은행에 계속 예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탁은행 인가가 승인되면 서클은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알레어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전통적인 암호화폐보다는, 주식·채권 등 실물 자산이 블록체인상에서 토큰 형태로 표현된 자산의 수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규제체계를 마련하는 법안의 미국 의회 통과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해당 법안이 발효되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준비금을 뒷받침해야 한다. 또한 매달 준비금 구성 내역도 공개해야 한다.
미국 상원은 6월에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통과시켰고, 하원도 이르면 올여름 초 해당 법안을 가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이 법률로 제정되면, 더 많은 전통 금융기관과 유통업체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자사 비즈니스에 통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알레어 CEO는 서클 또한 이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제 이 기술의 초기 수용자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의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서클에 대한 분석을 속속 시작하면서 연이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만, 상장 이후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른 점을 들어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도 일부 제기됐다.
바클레이스, 번스타인, 캐너코드 제뉴이티, 니드햄 등은 서클 주식에 대해 ‘매수’에 해당하는 투자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200달러 이상으로 제시했다.
서클은 6월에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해외 주식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의 6월 해외주식 순매수 1위는 서클로 순매수 규모는 5억9394만 달러(약 8100억 원)에 달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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