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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한진칼, 이명희 고문은 주식 팔고 vs 국민연금은 지분 높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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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한진칼, 이명희 고문은 주식 팔고 vs 국민연금은 지분 높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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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한진칼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한진칼 주식을 대량 매각한 반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분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칼은 이명희 고문이 지난 9월 19일 한진칼 지분 1.05%(70만1001주)를 시간외매매로 매도했고 주당 매각가격이 4만2796원으로 나타났다. 당일 장내 매매가보다 비싼 가격에 팔았다.

이명희 고문은 한진칼 주식 매각으로 보유 지분이 3.73%(249만1137주)에서 2.68%(179만136주)로 낮아졌지만 이번 매각으로 3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한진칼 은 이명희 고문의 지분매각으로 조원태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19.79%(1321만3723주)에서 18.74%(1251만2721주)로 낮아졌지만 한진칼의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은 지난 2019년과 2020년 KCGI(강성부 펀드)와 경영권 분쟁이 치열했을 당시 지분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늘리기 위해 델타항공과 한국산업은행 등을 우군으로 끌어들였지만 이제는 KCGI로부터 경영권 위협이 사라진 만큼 오너가가 지분 매각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을 맞게 됐다.

이명희 고문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종로세무서와 한진칼 주식 95만5512주에 대해 2022년 1월 10일부터 2024년 10월 31일까지 연부납부 담보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또 한진칼 주식 2만8850주와 78만900주에 대해서도 2022년 8월 30일부터 2027년 8월 16일까지 연부연납 담보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한진칼은 이명희 고문이 주식을 팔고 있는데 반해 국민연금공단은 한진칼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말까지 한진칼 지분 5% 미만을 갖고 있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하지 않아도 됐으나 올해에는 지분 5%를 넘어서면서 지분이 공시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 5.41%(360만9334주)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2월 28일 한진칼 지분 4.93%(331만5590주)를 갖고 있었고 3월 2일 지분 5.01%(337만482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바 있다. 이후에도 국민연금공단이 올해들어 꾸준히 한진칼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공단은 한진칼과 KCGI(강성부 펀드)와의 경영권 공방이 한창 진행될 때에는 보유지분이 5% 미만으로 떨어져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주가 급등의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경험을 갖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2019년 4월 9일 한진칼 지분 5.36%(317만1136주)에서 같은 달 16일 지분 4.11%(242만9662주)로 낮춰 지분 1.25%(74만1474주)를 처분했다.

국민연금공단이 당시 매각한 한진칼 주식은 주당 3만4382원에서 4만5909원 수준이었고 한진칼 주가는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2020년 4월에는 11만1000원까지 오르기도했다.

국민연금공단이 한진칼 주식을 1년 정도만 보관했어도 2배 이상의 가격을 받고 매각할 수 있었지만 섣부른 조기 매각으로 제대로 이익을 챙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공단은 2019년 4월 16일 이후 한진칼 지분이 계속 5% 미만을 유지하다 올해 3월 2일 지분 5%를 넘어섰고 4년만에 한진칼 지분을 늘리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연금공단의 지난 2019년 당시 미숙했던 한진칼 주식 운용은 주식을 팔 때 제대로 타이밍을 잡지 못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익률을 내게 됐고 국민연금공단의 이같은 주식 운용이 계속될 경우 국민연금공단의 재원이 점점 부실화되는 결과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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