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CGI는 협상 기한인 13일까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위한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PA 체결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출자 여부를 확실하게 밝힌 투자자가 아직 외부에 공개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KCGI의 한양증권 지분 인수 희망 가격 2448억원은 보통주 376만6973주(지분율 29.6%)에 대한 대금으로 주당 6만5천원의 가격이 적용된 것이다. 이는 현재 시세와 비교했을 때 약 4배 높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한양증권의 주가 1만6300원으로 시가총액은 2073억원이다.
설령 KCGI가 한양증권을 인수하는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우선 내부 임직원들의 반대도 심상치 않다.
한양증권 노동조합은 회사가 대주주인 한양학원의 문제로 매각에 내 몰린 상황에 분노하며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한양증권의 매각과정을 보면, 지난 8월 22일 한양증권은 "현재 우선협상대상자인 KCGI와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다. 이어 "추후 양수도계약이 체결되는 경우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아 최대주주가 한양학원에서 KCGI로 변경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실 한양증권은 중소형 증권사 중 알짜 회사로 통한다.
올해 실적도 양호하다. 이 회사의 상반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 3984억원, 영업이익 360억원, 당기순이익 2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13%, 당기순이익은 11% 증가했다. 연 환산 기준 ROE는 10.4%로 중소형사 중 최상위권에 위치했다. 자기자본 또한 상반기 중 5,000억원을 돌파했다. IB, Trading, 채권 등 3개 부문에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노조측 설명에 따르면, 한양학원이 한양증권을 매각하려는 이유는 자회사인 한양산업개발의 무리한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노조에서 주장한 의혹에 대해서도 향후 대주주 변경 승인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노조 측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 KCGI에 한양학원 대주주의 아들이 취업했다는 점에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부분과 파킹딜 의혹을 집중 제기하고 있다.
한양학원과 KCGI가 SPA를 맺으면, 이후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해야 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완료되는 것이 원칙이나 자료 보강 요구 등 심사 과정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특히 프로젝트 펀드로 금융회사를 인수하면 심사가 한층 길어질 수 있다.
GP(펀드운용사) 외에도 출자금액이 전체 조성 규모의 30% 이상인 LP(펀드출자자), 출자금액이 전체의 30% 미만이라도 경영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출자자 모두에 대해 적격성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펀드 구조에 따라 여러 투자자의 이해관계가 섞일 수 있다"며 "이들이 모두 금융회사의 안정적인 운영에 적합한지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KCGI의 인수가 무산될 경우 협상권은 차순위 협상 대상자인 LF로 넘어가게 된다.
LF 관계자는 "차순위 협상 대상자로서 추후 있을 수 있는 협상 제안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으로 국내 28위의 중소 증권사지만, 채권 발행과 부동산 금융 등 기업금융에 강점이 있고 증권사 인허가권 '프리미엄' 덕에 시장의 큰 관심을 받는다.
한양증권의 인수 의사를 밝힌 KCGI와 LF는 모두 증권업에 진출해 금융사업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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