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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양자 컴퓨터, 비트코인 암호 해독 20배 쉬워진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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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양자 컴퓨터, 비트코인 암호 해독 20배 쉬워진다" 경고

양자 컴퓨팅 발전 가속화로 암호화폐 보안 위협 현실화 우려
RSA 암호화 해독에 필요한 큐비트 20분의 1로 감소 추정
업계, '반양자 하드 포크' 등 선제적 방어책 마련 분주
새로운 구글 로고 앞에 미니어처 인형이 있는 일러스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새로운 구글 로고 앞에 미니어처 인형이 있는 일러스트. 사진=로이터
구글이 양자 컴퓨터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보안을 위협하는 시기가 예상보다 훨씬 앞당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글 연구진은 RSA 암호화(현대 디지털 통신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공개키 암호화 방식 중 하나)를 해독하는 데 필요한 양자 자원이 기존 추정치보다 훨씬 적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암호화폐 전문매체 디크립트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구글 연구진의 이 같은 연구 성과는 양자 컴퓨팅 발전의 가속화를 의미한다.

보도에 따르면 크레이그 기드니 구글 양자 연구원은 "2048비트 RSA 정수를 인수분해하는 데 필요한 큐비트 수가 크게 줄었다"며, "100만 개 미만의 노이즈 큐비트를 갖춘 양자 컴퓨터라면 일주일 이내에 이를 해독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추정치보다 큐비트 수가 20배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획기적인 발전은 '더 나은 알고리즘'과 '더 스마트한 오류 수정' 덕분이라고 구글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모듈러 지수 연산을 두 배 빠르게 수행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새로운 오류 수정 계층을 추가해 논리적 큐비트 공간의 밀도를 세 배 높였다. 또한 '매직 상태 배양'이라는 기술을 도입해 특수한 양자 성분(T 상태)을 더 강하고 안정적으로 만들어 복잡한 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했다.

현재 IBM의 콘도르(1,121 큐비트)나 구글의 시카모어(53 큐비트) 등 현존하는 양자 컴퓨터는 비트코인 해독에 필요한 수백만 큐비트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따라서 당장 코인 보안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구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양자 위협이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비트코인은 RSA와 유사한 수학적 원리를 사용하는 타원 곡선 암호에 의존하고 있으며, 양자 컴퓨터가 RSA를 해독할 수 있다면 비트코인 보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미 양자 컴퓨팅 연구 그룹인 '프로젝트 11'은 양자 컴퓨터를 이용해 비트코인 암호화의 단순화된 버전을 해독하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챌린지를 시작하는 등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보안 문제는 암호화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RSA 및 유사 시스템은 뱅킹, 디지털 서명 등 전 세계 보안 통신의 기반이 된다. 구글은 적대 세력이 양자 컴퓨터가 개발되면 나중에 해독하기 위해 암호화된 데이터를 이미 수집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ML-KEM'과 같은 양자 안전 암호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도 작년에 양자 암호화 표준을 발표하고 2030년 이후 취약한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양자 컴퓨터가 장시간 연속 실행되어야 하며, 매우 낮은 오류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 등 기술적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 현재 양자 컴퓨터는 몇 분 동안만 일관성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양자 위협이 당장 닥쳐온 것은 아니지만,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이미 양자 방어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솔라나는 해시 기반 서명을 사용하는 양자 방어 금고를 선보였고,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 코드의 포킹을 제안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첫 번째 양자 해킹이 발생하기 전에 '반양자 하드 포크'와 같은 보안 조치가 먼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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